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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세계新,전광판 보고 내기록 아닌줄" '15세 배영신성'김승원,뜨거웠던 여름방학 이야기[진심인터뷰]

기사입력 2025-09-03 13:55


"주니어세계新,전광판 보고 내기록 아닌줄" '15세 배영신성'김승원,뜨거…

"주니어세계新,전광판 보고 내기록 아닌줄" '15세 배영신성'김승원,뜨거…
사진출처=월드아쿠아틱스

"전광판을 보고 제 기록이 아닌 줄 알았어요."

서글서글한 눈매의 '15세 배영소녀' 김승원(용인 구성중3)가 지난달 23일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 배영 50m 대회 신기록 작성 순간을 돌아보며 미소지었다. 김승원은 준결선에서 27초77, 3월 싱가포르세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세운 자신의 한국신기록(27초71)에 0.06초 차인 호기록으로 주니어세계선수권 기록을 다시 썼다. 전체 16명의 선수 중 1위로 오른 결선에선 28초00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메달의 기쁨과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교차했다.


"주니어세계新,전광판 보고 내기록 아닌줄" '15세 배영신성'김승원,뜨거…
사진출처=월드아쿠아틱스
1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수영연맹 포상식에서 만난 김승원은 또 한뼘 자라 있었다. 8월 생애 두 번째 싱가포르세계수영선수권 배영 50m, 100m에서 모두 준결선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직후 나선 루마니아주니어세계선수권에선 주니어세계신과 함께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승원은 "정말 재미있게 보낸 여름이었어요. 메이저 대회가 이어져 힘들기도 했지만 이렇게 좋은 기회가 여러 번 주어졌다는 데 감사해요"라며 생긋 웃었다. 전교회장 출신 공부도 수영도 다 잘하는 '똘망똘망' 수영소녀가 뜨거웠던 여름방학 스토리를 술술 풀어냈다. "첫 세계선수권 땐 긴장도 많이 했고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우왕좌왕했어요. 올핸 두 번째다 보니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좀 알게 되면서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세계선수권 후엔 바로 유럽으로 날아가서 주니어세계선수권에 나갔죠.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그런 힘든 일정은 처음이었어요"라고 했다. "보통 한 대회를 목표로 몸을 만드는데 세계선수권 끝나고 열흘뿐이었거든요. 운동을 하기도 애매하고, 안하기도 애매한 기간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 잘 모르는 부분도 많았어요. 시차도 있고 해서 몸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기회가 주어진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할 수 있다'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도전했어요."


"주니어세계新,전광판 보고 내기록 아닌줄" '15세 배영신성'김승원,뜨거…
사진출처=배럴
준결선에서 터치패드를 찍은 순간 전광판에 뜬 '세계주니어신기록', 김승원은 "믿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오전 예선 기록이 너무 안나와서 최선만 다하자는 맘으로 준비했어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주니어신기록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전광판을 보고 제 기록이 아닌 줄 알았어요. '아, 되는구나' 했죠. 국제 무대에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단 게 너무 기뻤어요"라고 돌아봤다. "'기록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면 기록이 오히려 뒤로 가고 '그냥 부담 없이 열심히만 하자'는 마음으로 했을 때 기록은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같아요"라며 웃었다.

신기록의 기쁨이 컸던 만큼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고도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컸다. 그녀는 "준결선 기록이 금메달 기록이었는데 결선에서 부족함이 있었어요. 가장 부족했던 건 스스로 마인드를 못 살핀 점. 편한 마음으로 해야 하는데 욕심도 나고 컨디션이 계속 떨어지다보니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라며 문제점을 분석했다.


"주니어세계新,전광판 보고 내기록 아닌줄" '15세 배영신성'김승원,뜨거…
유니버시아드 동메달 이은지 사진제공=대한수영연맹
여자배영은 현 시점 세계 수영, 한국 수영에서 가장 '핫'한 종목이다. 김승원 옆엔 든든한 선배이자 경쟁자인 이은지(세종대·강원도체육회)가 있다. 배영 50m 한국신기록은 김승원이, 배영 100m(59초65), 200m 신기록(2분08초29)은 이은지가 갖고 있다. 김승원처럼 중학교 때 '한신'을 잇달아 깼던 '배영천재' 이은지는 세종대에 입학한 올해 6월 배영 100m에서 한국 여자선수 최초로 1분 벽을 깼고, 올여름 라인-루르유니버시아드에서 '200m 한신'과 함께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김승원은 "같은 종목에 그런 언니가 있다는 게 너무 멋있어요"라며 눈을 반짝였다. "수영하면서 안 되는 부분이 많은데 그때마다 언니가 수영하는 걸 찾아보고 배워요. 저도 59초대를 목표로 부족한 돌핀킥을 더 노력해야 해요. 언니가 59초대에 들어가는 걸 보면서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용기가 생겼어요. 힘들 때마다 언니 영상을 보면서 답을 얻기도 하고 하고, 언니한테 너무 감사해요" 김효열 경영대표팀 총감독 역시 "여자 배영은 미래가 밝다. (이)은지와 (김)승원이가 경쟁하면서 계속 함께 성장해갈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김승원은 "여자 배영이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세거든요.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어요. 메달을 따기엔 더 힘든 구도지만 '배영의 르네상스' 시대에 그 선수들과 겨뤄볼 수 있고 나중에 제가 그 기록을 깰 수 있다면 더 영광스러운 일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년 후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또렷한 목표도 정했다. "내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주눅들지 않고 좋은 기록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선 메달도 따고 싶어요." 3년 후 올림픽에선 첫 결선행이 목표냐는 소심한 질문에 15세 김승원이 거침없이 답했다. "2028년 LA올림픽은 메달이 목표예요!"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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