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더 아름답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평생 추억쌓기, 모두가 챔피언이었던 서울림운동회

기사입력 2025-10-27 07:43


"함께라서 더 아름답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평생 추억쌓기, 모두가…
2025 서울림 운동회가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학생들과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5/

"함께라서 더 아름답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평생 추억쌓기, 모두가…
2025 서울림 운동회가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김대현 차관과 현정화 부회장, 박장순 이사장이 이벤트 부스에서 스포츠 안전 테이핑을 체험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5/

"함께라서 더 아름답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평생 추억쌓기, 모두가…
2025 서울림 운동회가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참가 학생들이 개회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5/

"함께라서 더 아름답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평생 추억쌓기, 모두가…
2025 서울림 운동회가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단체 줄넘기 경기를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5/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서로 어울려 장벽을 허무는 2025년 서울림운동회의 부제는 '쌓기 올림픽'이었다. '우정' '스토리' 그리고 '행복한 감정'이 한데 조화를 이뤄 차곡차곡 쌓였다. 4회째를 맞은 서울림운동회에 참가한 모든 이들은 같은 공간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25일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오늘 여기서, 우리 다같이' 모두가 어울리는 제4회 서울림운동회를 시작합니다"라고 우렁찬 개회 선언과 함께 2025년 서울림운동회가 막을 올렸다. '서울림(서울+어울림, 서로+어울림)'운동회는 장애-비장애학생이 스포츠를 통해 어울리고 숲처럼 어우러지면서,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행복한 서울 청소년 체육'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학교 공동체에서 신체활동을 통해 모든 차별과 편견을 날려버리자'는 뜻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유일의 학교체육 '어울림' 대회로, 지난 6개월간 10회 이상 서울시 관내 24개교(경기고 공항고 관악고 동명여고 상암고 서울사대부고 서울세종고 신서고 우신고 충암고, 가재울중 봉화중 서울사대부중 석관중 선린중 성내중 송례중 수서중 신도봉중 신원중 종암중 진관중 청운중 해누리중) '서울림 통합스포츠클럽'에서 손발을 맞춘 장애-비장애학생 '서울리머', 교사, 부모,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힘),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이끈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수석 부회장,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박장순 스포츠안전재단 이사장,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 레전드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등이 참석해 응원했다. 홍 감독은 수많은 학생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웃으며 응했다. 4년째 참석한 김예지 의원은 "함께라서 아름다운, 어울려서 아름다운 서울림이 대한민국의 큰 축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현정화 부회장은 "이 체육관은 (내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곳이라 정말 뜻깊다. 스포츠는 나에게 꿈이었고 희망이었다. 학생들도 스포츠를 통해 신체 활동을 하면서 그 꿈과 희망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함께라서 더 아름답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평생 추억쌓기, 모두가…
2025 서울림 운동회가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참가 학생들이 골밑 슛 릴레이 경기를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5/

"함께라서 더 아름답습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의 평생 추억쌓기, 모두가…
2025 서울림 운동회가 2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렸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5/
청각장애 브레이킹 국가대표인 김예리가 이끈 팀의 신나는 춤 사위로 운동회의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번 운동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반년 넘게 준비한 실력을 뽐냈다. 빅 발리볼, 스태킹릴레이, 골밑 슛 릴레이, 단체줄넘기 이 정식 4개 종목에 임하는 표정은 진지했다. 서울림운동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장난을 치거나 집중을 하지 못하는 학생의 수가 점점 줄고 있다. 단체 스포츠에서 필요한'협력'과 '동행' 그리고 '존중'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학생들이 릴레이로 돌아가며 컵을 쌓는 스태킹릴레이에서 자신의 실수로 기록이 저조하게 나온 것에 대해 자책하자, 동료 학생이 '괜찮다'고 위로해주었다. 학교 배구 동아리에 속한 한 학생은 빅 발리볼 경기에서 같은 학교 장애학생에게 "공이 머리 위로 넘어가면 뒤에 있는 친구를 믿고 맡겨"라고 조언했다. 이번 대회에 각기 다른 학교의 지도교사로 동반 참석한 '부부' 해누리중의 이다원 교사와 송례중 현서윤 교사는 "처음엔 장애-비장애인 학생이 서로 어려워했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서로 이름을 부르고 친해지면서 협력하기 시작했다. 서울림을 앞두고 보이지 않는 장벽이 허물어진 게 가장 큰 효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 외국인 학생인 사마디, 라임, 다니엘, 나비는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임하며 '어울림'의 의미를 더했다. 스리랑카 출신 사마디는 "너무 좋은 경험이다. 지금 스포츠매니지먼트를 공부하고 있는데 훗날 스리랑카에 서울림처럼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대회를 만들고 싶다. 조건,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스포츠 학교를 짓고 싶다"고 했다.

체육관 한 켠에선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함께하는 드림패럴림픽(휠체어 레이저 사격, 보치아, 쇼다운) 등 체험 종목이 동시에 진행됐다. 체육관 밖은 배움의 공간, 꿈과 안전의식이 싹텄다. 서울대 선배들과 함께하는 진로 탐색, 스포츠안전재단과 함께하는 스포츠테이핑 및 CPR 체험 교육,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나답게 무브' 챌린지까지, 청소년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대현 문체부 차관은 CRP 체험, 나답게 무브 챌린지 등을 직접 참여했다. 김 차관은 "장애-비장애 학생이 하나가 되려는 그 마음이 보기 좋았다. 정부 당국자로서 이런 대회가 확산되기를 바라고,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스포츠안전재단이 안전 의식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한 하늘색 코끼리 형상의 마스코트 '세이뿌'는 이날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안전모를 연상케하는 헤어스타일로 변신한 박장순 이사장은 "우리 스포츠의 안전도 내 머리처럼 반듯하게 지켜져야 한다. 안전재단의 36번째 사원이라는 생각으로 국민들이 부상없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빈이 올해도 학생들에게 보내준 커피차는 인기 폭발이었다. 다수의 학부모, 교사는 "장애학생들은 내 돈, 내 티켓으로 뭔가를 사먹는다는 것에서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신인 아이돌 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화끈한 공연으로 시작된 시상식에선 새로운 챔피언의 등장을 알리는 환호성이 터졌다. 빅 발리볼과 단체줄넘기 2관왕에 오른 서울세종고 이현지 교사는 "작년에 줄넘기 3등을 했는데, 올해 학생들이 열심히 한 덕에 우승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왕좌에서 내려온 학교도 생겼지만 아쉬워하지 않았다. 진관중 2학년 권리아는 "경기만 하면 지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이돌도 보고, 다른 체험도 해보고 좋았다"며 웃었다.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나서도 다시 서울림에 도전하는 교사부터 서울림에 참가하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중학생,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원봉사로 돌아온 '서울림 유경험자' 대학생까지, 서울림운동회를 지속가능 확산시켜야 할 이유가 늘고 있다. 정근식 교육감은 "서울림과 함께한 이 시간이 값진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열정·배려·협력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림운동회는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와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위피크가 주관,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교육청,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후원했다. SK텔레콤, 현대산업개발, 대한항공, 코웨이, 험멜, 대웅제약, 리브위드, 어반플레이 등 스포츠 친화 기업들과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레저(주), 스포츠안전재단,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농구연맹(KBL), 한국핸드볼연맹 등 스포츠유관기관, '서울연고 프로구단' SK나이츠, LG트윈스, FC서울, 서울 이랜드가 올해도 함께 했다. 서울림 첫 회부터 함께한 탁구 스타 신유빈(대한항공), 가수 권은비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가 커피차, 간식차로 서울리머들의 열정을 응원했다.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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