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배구계에는 40명 리스트설이 돌았다. 대구지검이 1월 초 수사 착수 직후 체포한 브로커와 전직 KEPCO 리베로 염순호(구속)를 통해 승부조작에 연루된 전현직 선수 40명 명단을 확보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승부조작의 큰 줄기는 상무신협과 KEPCO다. 2009~10시즌 상무에서 뛰었던 선수 다수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대한항공 김모씨, 삼성화재 홍모씨, 현대캐피탈 전직 김모씨, KEPCO 전직 양모씨 등이다.
이들과 함께 군복무한 선수 A씨는 구단 면담에서 "상무 소속이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몇몇 선수가 승부조작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었다. 나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A씨는 아직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KEPCO에선 염순호가 중심이 돼 승부조작이 이뤄졌다. KEPCO 전직 선수 정평호(구속)와 김상기(구속)가 먼저 가담했다. 이후 전 국가대표 임모씨와 신인왕 출신 박모씨까지 돈을 받고 승부조작 행위를 했다. 최근에는 최모씨도 이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염순호는 여자배구 흥국생명의 두 선수도 만나 승부조작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불려간 전현직 선수들은 대부분 혐의를 곧바로 인정하고 있다. 이미 검찰은 브로커와 핵심 포섭 선수를 통해 선수들에게 어떤 승부조작을 지시했고, 또 얼마의 사례금을 준 정황을 자세히 알고 있다.
검찰은 확보한 진술을 통해 조사할 선수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리스트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 차례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기소에 앞서 이 선수들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 검찰은 이달말까지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고, 소환 선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또 군검찰과도 공조하고 있다. 군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되면 당초 돌았던 40명 리스트설에 근접하는 많은 선수가 승부조작에 관련될 수도 있다. 이 중에는 검찰의 말대로 혐의가 적어 법적으로 약한 처벌을 받는 선수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승부조작에 가담한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배구연맹은 관련 선수들을 중징계할 수밖에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