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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만큼 결과가 뿌듯하다."
주전 세터 한선수는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원팀맨으로 줄곧 대한항공을 지켰던 한선수는 "기분이 정말 좋다"며 "선수들과 우승보단 한 경기씩 최선을 다 하자고 말했다. 모두가 하나로 뭉쳐서 이룬 성과라 생각한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선수들 모두 잘 할 것이라 믿는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선수를 비롯해 김학민(34) 등 국가대표급 선수를 보유하고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만년 우승후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드디어 꼬리표를 뗀 한선수는 "우승에 대한 부담이 컸다. 매년 우승 후보라는 말이 많았는데, 그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며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 이번 시즌은 한 경기만 열심히 하자는 마인드로 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이 똑같은 생각으로 시즌 치른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10~2011시즌 이후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에 도달한 한선수는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박기원 감독과 함께하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그는 "감독님은 화를 내신다. 운동할 때만 화를 내신다. 오시고 나서 자유롭고 편해졌다"며 "감독님과의 거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팅할 때도 선수들 의견을 들으신다. 프리한 시즌이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쉬면서 생각할 시간도 있었다. 근데 화는 정말 많이 내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챔피언결정전이지만 해온 대로 자신감 갖고 최선을 다 하면 될 것 같다.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중압감이 있는 경기다. 얼마나 자기 실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내려놓고 한 경기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