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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63)이 대한배구협회의 남자배구대표팀 전임감독 발표 이후 한 달 반 만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협회는 이사회 결정 과정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애초부터 잘못된 해석에 김 감독은 계약서 수정을 요구했다. 최근 귀국했던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 역시 김 감독의 요청이 맞다고 판단, 계약서 수정을 지시하고 다시 바레인으로 떠났지만 계약서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협회와 김 감독이 계약서 사인을 위해 만난 것이 네 차례가 넘는다.
이 과정에서 협회가 제시한 김 감독의 연봉도 어이없이 집행될 뻔했다. 협회는 김 감독을 생각해 연봉 중 일부를 법인카드로 전환해 사용하도록 권유했다. 그러나 꼼수 없는 배구인생을 살아온 김 감독은 협회의 권유를 거절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호철호가 출항하게 됐다. 김 감독은 내달 중순 내셔널리그로 개명된 월드리그에 출전할 일부 선수들을 소집한다. 시즌이 끝난 프로 선수들과 신장 2m가 넘는 유망주들이 김 감독의 부름을 받게 될 전망이다.
2주간 1차 훈련을 진행할 김 감독은 오는 5월 1일부터 내셔널리그에 출전할 21명을 발탁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5주 동안 힘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관리위원회와 상의해서 선수들의 체력을 어떻게 안배할 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셔널리그를 마치면 김호철호는 곧바로 아시안게임 모드로 전환된다. 김 감독은 "미필자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나는 반대다.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해 금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김 감독은 대표팀 전임사령탑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올해 겨울에는 상비군을 유지할 생각이다. 대학과 고교 선수들을 소집해 1~2달 정도 훈련할 계획이다. 유소년·청소년 감독과 만나서 장기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