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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9연패 몰아넣은 황두연의 고무줄 서브, '팔방미인' 깨어났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11-15 21:08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레프트 황두연(25)의 장기는 '서브'다. 배구선수로는 작은 신장(1m90)이지만 네트를 살짝 스쳐서 레이저처럼 꽃히는 강서브는 상대 리시버들에게 공포다.

황두연의 장기가 15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이날 황두연은 서브에이스 두 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강약을 조절한 서브는 한국전력 리시브라인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무엇보다 이날 KB손보는 1세트를 힘들게 따내고 기선을 제압했지만 2세트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서브 범실 때문이었다. 흐름이 뚝뚝 끊기는 바람에 추격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자칫 한국전력 선수들의 자신감이 살아나 8연패의 수렁을 끊어낼 희생양이 KB손보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황두연은 3세트 12-9로 앞선 상황에서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때로는 길이도 조절하는 등 고무줄 서브로 한국전력의 상승세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었다. 황두연의 서브에 우왕좌왕한 한국전력은 우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황두연은 이날 '에이스 본능'도 깨웠다.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가 부상 이후 첫 선바로 나선 세터 황택의와의 호흡이 맞지 않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자 황두연에게 공격이 몰렸다. 황두연은 이를 악물고 포인트를 내줬다. 1세트 5득점, 2세트 7득점, 3세트 3득점, 4세트 3득점으로 펠리페와 손현종 등 일명 주포들이 살아날 때까지 자신의 몫을 100% 이상 해줬다.

뿐만 아니라 레프트 공격수의 또 다른 역할도 해냈다. 안정된 서브 리시브도 세터에게 배달했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었다.

황두연의 팔색조 매력 덕분에 KB손보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 KB손보는 세트스코어 3대1(25-23, 18-25, 25-16, 25-1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B손보는 3승5패(승점 10)를 기록, 5위 우리카드와 승점과 승수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득실률(우리카드 0.933, KB손보 0.706)에서 밀려 6위를 유지했다.

한국전력은 독일 출신 사이먼의 대체자로 온 러시아 출신 아텀이 출전했지만 9연패를 막아내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전신인 KEPCO 시절이었던 2012~2013시즌 25연패를 한 바 있다. 의정부=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15일)

▶남자부

KB손해보험(3승5패) 3-1 한국전력(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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