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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현 GS칼텍스 감독(45)의 이유 있는 고집이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차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1라운드에서 안혜진이 이고은의 공백을 완벽에 가깝게 메웠다. 화려한 경기운영 대신 안정된 토스로 이소영 표승주, 알리 등 공격수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안혜진은 1~2라운드에서 GS칼텍스가 선두를 질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한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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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 속에서 차 감독은 이고은에게 좀 더 신경 썼다. 안혜진과 선의의 경쟁을 시키면서도 이고은의 경기력이 빠르게 향상되길 바랐다. 차 감독은 "고은이가 누구보다 준비를 많이 했었다. 부상 복귀 이후 성급함은 있었지만 고은이의 기량이 올라와줘야 했다. 안혜진이 못한다는 건 아니다. 선수들도 고은이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다. 결국 안정적으로 가기 위해선 고은이가 올라와줘야 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지난 2일 차 감독의 고집이 먹혔다. 지난 2일 선두권 유지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분수령이었던 흥국생명과의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이고은을 선발로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차 감독은 "고은이의 볼 배분이 퍼펙트했다"며 엄지를 세웠다. 3라운드 공격성공률이 다소 떨어지던 공격수들도 올 시즌 평균 공격성공률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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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GS칼텍스의 단점 중 한 가지는 베테랑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팀이 더 젊어지고 베테랑들이 속속 생기기 시작했다. 김유리(28) 표승주(27) 이소영(25) 이고은(24)이다. 다른 팀에 가면 중간 나이밖에 되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GS칼텍스에선 고참급 선수로 분류된다. 이들의 솔선수범과 활약이 젊은 피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특히 표승주는 흥국생명전에서 왼무릎이 좋지 않은 강소휘를 대신해 선발로 뛰면서 12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표승주는 "배구를 하면 언니가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이런 경험을 빨리 할 수 있어서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후배들을 이끌어가야 한다. 실책을 했을 때 괜찮다고 다독여줘야 한다. 보이는 부분도 많지만 안보이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고참이 되면서 '희생하는 법'을 배웠다. 표승주는 "이소영 강소휘가 워낙 좋은 선수다. 경기에 아예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상 전위에 나간다. 그런 것에 속상해 하면 내 자신감이 떨어질 것 같아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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