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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의 강스파이크]김호철 감독은 마지막 폭탄을 터뜨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4-25 07:00


김호철 감독

'제2의 김호철 사태'를 막아라.

한국배구연맹(KOVO)과 프로배구 구단들이 결의했다.

KOVO는 24일 제 15기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근 논란이 된 남자국가대표팀 감독과 일부 구단간의 감독 선임 협상 건에 대한 경과사항을 공유하고 향후 국가대표팀 지원 계획을 논의했다.

KOVO는 "논의에 앞서 해당 구단은 이번 상황에 대해 이사들에게 직접 설명을 하고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사회는 이러한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전임감독제 취지에 맞게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계약기간내 구단 감독으로 영입하지 않도록 의견을 모았다.

또 2020년 도쿄올림픽 남녀국가대표팀 동반 진출을 위해 앞으로도 국가대표 운영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협회와 협력해 나아가기로 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1차적으로 김 감독이 도의적으로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지컵 출전을 위해 직접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OK저축은행과 접촉했고, 그 과정에서 김세진 전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퇴하면서 김호철 감독이 먼저 공백중인 감독직을 제안한 건 도의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키운 건 김 감독만의 잘못이 아니다. OK저축은행과 배구협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OK저축은행은 새 감독 후보 리스트에 없던 김 감독이 예상치 못하게 제의를 했더라도 협상에 임해선 안될 일이었다. 계약서 사인 직전까지 간 상황이 문제를 더욱 키웠다. OK저축은행이 한발 더 나아가 '김 감독이 먼저 감독직을 제안했다'라며 책임을 전가하는듯한 모습은 사태에 불을 지른 꼴이 됐다.

협회도 마찬가지다. 협회 일부 수뇌부는 이미 김 감독과 OK저축은행의 협상 과정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다시 작성한 계약서에 위약금까지 논의가 되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슬그머니 발을 뺐다. 최천식 경기력향상위원장의 사퇴와 이번 사태를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까지 하면서 협회는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자가 된 모양새다.

대표팀 전임감독제는 이번 사태로 2년 만에 사실상 파행을 맞았다. 삼자가 얽히고 설켰는데 결과적으로 김 감독이 다 뒤집어 썼다. 대표팀 감독 임기중에 프로팀 사령탑 자리에 눈을 돌린 김 감독의 처신이야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부적절 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과정에서 믿었던 구단과 선후배에게 배신당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진실은 다 밝혀졌는가. 김 감독은 쥐고 있는 마지막 폭탄을 스스로 터뜨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스포츠콘텐츠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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