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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관중이 없는데 꽉찬 느낌이다. 무관중 경기가 길었던 만큼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도 익숙하진 않을 거 같다."
김연경의 V리그 복귀전에 대한 관심은 예상보다 더 뜨거웠다. 취재기자 외에도 사진과 방송사를 합쳐 56개 매체, 77명의 취재진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KOVO와 양팀 관계자를 합치면 선수단을 제외하고도 100명 가까운 인원이 한 장소에 집결했다. 챔피언결정전을 능가하는 열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코로나19 대비를 위해 전날 사전 취재신청을 받고 있다. 취재진의 좌석도 모두 지정석으로 꾸며졌다. 입구에서 철저하게 체온을 측정하는 한편 QR코드로 문진표를 작성하고, 입구에 설치된 기계를 통해 전신을 자동 소독하는 등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평소 양팀 감독들은 1층 인터뷰실에서 취재진과 사전 브리핑 및 경기 후 인터뷰를 진행한다. 하지만 GS칼텍스 측은 너무 많은 취재진이 몰린 이날 상황을 고려해 브리핑은 2층 관중석, 인터뷰는 취재석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두 사령탑도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긴 마찬가지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관중이 한 명도 없는데 체육관이 꽉찬 느낌이다. 아마 선수들도 이런 분위기는 처음일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김연경의 컨디션에 대해서는 "KOVO컵 때는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평소와 달리 6개월 이상 휴식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오늘 출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회복 시간이 아직 좀더 필요하다. 지금 컨디션은 70~80%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차라리 관중들이 오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 심정"이라며 당황스런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여자배구가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성장하긴 했지만, 이날의 열기는 종목보다는 김연경 개인의 압도적인 스타성에 기인한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프로다. (특정팀 특정선수에 몰린 관심에 대해)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한다. 특별한 주문을 하기보단 덤덤하게 경기에 임하도록 했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김연경이 서브득점 4개 포함 25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주도했고, 루시아(27점)와 이재영(19점)이 뒤를 받쳤다. GS칼텍스도 러츠(32점)와 강소휘(17점) 이소영(14점)의 삼각편대로 맞서 1~3세트 연속 듀스가 거듭되는 혈전이 펼쳐졌다. 올겨울 한층 더 뜨거워질 코트를 예고하는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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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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