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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스케치]'코로나 직격탄' OK금융그룹, 22일만에 돌아온 안방서 웃지 못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1-03-16 00:01


◇사진제공=KOVO

[안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다 안 좋더라(웃음)."

1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만난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기억을 떨쳐내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날 OK금융그룹이 22일 만에 실전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KB손해보험전을 마친 직후 박진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석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이튿날부터 2주 자가 격리에 돌입했다. V리그 남자부 일정도 2주 간 전면 중단됐다. 7일 OK금융그룹 선수단의 자가 격리가 해제됐고, V리그 남자부 일정도 재개됐다. OK금융그룹은 8일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안방에서 봄 배구가 일찌감치 좌절된 현대캐피탈과 마주했다.

석 감독은 2주 격리 기간을 떠올리며 "실전 감각 유지가 안됐다. 방에만 있었기에 체력 관리도 어려웠다. 많이 아팠던 선수가 나아진 것은 다행스럽지만, 그 부분을 빼면 모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 (자가 격리 후) 이 정도로 감각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 선수들이 홈 트레이닝을 하면서 컨디션 관리를 하면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잘 안되더라"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계속 (컨디션, 감각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만 하니 마치 지러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우린 이기러 (코트에) 나온 것"이라며 "오늘은 주전, 비주전 개념이 없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1세트에서 석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외국인 선수 다우디마저 뺀 채 로테이션으로 나선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리시브 불안에 시달리며 18-25로 맥없이 첫 세트를 내줬다.

OK금융그룹은 2세트부터 펠리페의 점유율을 높이면서 서서히 주도권을 가져갔다. 23-23 동점에서 펠리페의 활약과 상대 범실로 세트스코어 균형을 맞춘 OK금융그룹은 3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의 범실을 틈타 리드를 잡고 25-20으로 앞서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4세트에서 또다시 리시브 불안이 이어지면서 21-25로 고개를 떨궜고, 결국 풀세트 상황에 몰렸다. 5세트 초반 2-2 동점 상황에서 연속 범실로 격차를 허용한 OK금융그룹은 펠리페를 앞세워 뒤늦게 반격에 나섰지만, 힘이 모자랐다.

석 감독은 경기 후 "4세트 리드 상황에서 어이없는 범실이 계속 나왔다. 중요한 경기였는데, 선수들의 의지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며 "승점 1에 그친 게 아쉽긴 하지만, 그나마 1점이라도 얻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OK금융그룹 선수들이 2주 자가 격리 여파 탓인지 몸이 많이 무거워 보이더라. 석 감독이 친군데,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고민이 많아 보이더라"고 근심을 드러냈다.


안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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