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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아직도 체육관에 들어설 때 신인 때의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을 쉽게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양효진은 현대건설 돌풍의 핵이었다. 현대건설이 이번시즌 28승3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양효진이 중심을 잡고 후배들을 잘 이끈 덕분이었다. 블로킹(세트당 0.74개) 오픈공격(50.90%) 속공(55.60%) 등에서 1위에 오르며 개인 기록 역시 MVP를 받기에 충분했다.
양효진은 "어릴 때보다 느즈막하게 큰 상을 받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많은 분들께서 좋게 봐주시고 내가 노력한 것들이 인정받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양효진은 "남자부 포스트시즌을 봤는데 저렇게 챔프전을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했다"라면서 "매번 붙었던 팀과 만나는데도 챔프전에선 또 다른 팀으로 느껴진다. 그런 박진감, 긴장감을 아니까 손에 땀을 쥐면서 봤다"라고 했다.
양효진은 시상식을 앞두고 현대건설과 FA 계약을 했었다. 하지만 계약 액수가 발표되자 논란이 생겼다. 지난 FA 계약에서 총액 7억원을 받았던 양효진은 이번엔 5억원(연봉 3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첫 FA이후 MVP만 두번을 받았음에도 액수가 너무 줄었다. 현대건설은 내부 FA를 잡으려다보니 양효진에게 낮은 액수를 제시할 수밖에 없었는데 양효진은 이를 수락하고 현대건설에 남았다.
양효진은 "현대건설이 좋아서 남게 됐던 것 같다. 15년의 시간이 한 팀에서 긴 시간 있었고, 어렸을 때부터 이 팀에서 땀을 흘렸고 성취감을 느꼈다. 지금도 체육관에 들어서면 신인 때의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을 쉽게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많은 분들께서 다른 시선으로 보시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시즌이 끝나면 국가대표에 뽑혀 선수촌 생활을 했던 양효진은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를 했다. 이젠 홀가분하게 비시즌을 보내게 됐다. 양효진은 "처음 맞는 휴가인 것 같다. 대표팀이 머릿속에 있다보니까 완전히 쉬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못했던 것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엄마와 밥먹고 쇼핑하는 것도 너무 좋았고, 남편과 결혼이 실감나는 생활을 하는게 너무 좋다"라고 했다.
"처음에 신인상을 놓치고 난 뒤 시상식에서 꼭 상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했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상에 대한 마음을 내려놨다"는 양효진은 "내가 열심히 했다면 만족하고. 앞으로도 시즌 임할 때 배구에 충실히 하면 은퇴할 때까지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한층 성숙해진 큰 언니의 모습을 보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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