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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언젠가는 시원하게 때릴 날이 오지 않겠나. 옛날 스윙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매세트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해결사가 없었다. 최후의 순간 나온 범실이 그대로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었다. 타나차와 강소휘가 활약한 도로공사와의 차이였다.
이날 패배로 기업은행은 2025년 열린 4,5라운드 12경기에서 1승11패라는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4라운드 전패 후 5라운드 첫 경기였던 페퍼저축은행전 승리, 그리고 다시 5연패다.
경기 후 만난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마지막 순간이면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해야되는데, 겁을 낸다고 할까, 소극적으로 경기를 한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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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기업은행은 빅토리아가 아니면 안되는 팀이 됐다. '7억팔' 이소영이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이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어깨, 돌고래 같은 점프는 여전히 살아있다. 하지만 그 탄력을 실어 내리꽂던 스윙은 완전히 잃어버렸다.
이날 총 14번의 공격을 시도해 단 2번(오픈 1, 퀵오픈 1) 성공시켰다. 공격 성공률은 14.3%, 여기에 블로킹 하나를 더해 3득점에 그쳤다. 1세트 막판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해 2세트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답답했던 기업은행 벤치는 이소영 대신 고의정을 투입해 공격력 강화를 꾀했다. 고의정은 5득점(55.56%)을 올리며 기대에 보답했지만, 팀의 승리를 이끌진 못했다.
김호철 감독은 "때리라, 때리라 얘기하는데…언젠가 때릴 날이 오지 않겠나"라며 답답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고의정에 대해서는 "리시브나 수비가 조금 떨어지지만, 공격은 괜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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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막판 도로공사 타나차의 스파이크가 김호철 감독을 강타하는 상황이 있었다. 아픔보다 부러운 마음이 먼저 아니었을까. 노장은 잠시 통증을 숨기지 못했지만, 이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상대를 축하했다.
화성=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