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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그 일침, 선수 때도 하던 거긴 한데…"
김연경의 등번호 '10번'은 흥국생명 구단 역사상 첫 영구결번으로 길이길이 남게 됐다. V리그 전체로 따지면 시몬(OK저축은행) 김사니(IBK기업은행) 이효희(도로공사) 문성민(현대캐피탈)에 이어 5번째, 여자 선수로는 3번째다.
여러차례의 은퇴투어와 정규시즌 1위 당시, 또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에도 은퇴식 비슷한 행사를 가졌다. 이어 KYK 인비테이셔널, 국가대표 은퇴식 등도 치렀다. 이날은 흥국생명 선수로서 홈팬들 앞에서 영구결번식을 더해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김연경이 없는 흥국생명 경기는 어땠을까. 비시즌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이미 지난 9월 감독으로써 원더독스를 이끌고 흥국생명과 일전을 치렀던 그다.
김연경은 "팀이 완전히 바뀌었다. 올시즌이 정말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가짜 감독' 생활 좀 해봐서, 1세트까진 감독의 시선으로 봤다. 그랬더니 너무 피곤하더라. 2세트부터는 '우리팀', '어드바이저'의 느낌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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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회피형 인간'들이 봐야하는 방송이라고들 하더라. 1화 티저 보고 '너무 자극적인 거 아냐?' 생각했는데, 다들 '그냥 너던데?"라는 반응이라…"라며 민망해하면서도 "선수 때도 조금씩 하던 얘기긴 한데, 감독이니까 우리 선수들이 더 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에 더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선수도, 감독도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고, 또 방송이긴 해도 만약 김연경이 감독을 한다면, 이란 좋은 경험도 됐다"고 돌아봤다.
"시청률도 잘 나오고 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진심을 담아서 하다보니 그런 모습이 나왔고, 앞으로 더 재미있을 거다. 대본이 있었다면 할 수 없는 스토리다. 배구팬 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배구의 매력을 느끼며 즐겁게 봐주시는 거 같다. 배구인으로서 뿌듯하고 기분좋다"면서 적극 홍보도 나섰다.
다만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선 "두달반 동안 합숙하면서 미팅하고 훈련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감독이란게 할 일이 참 많더라.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며 웃음으로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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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그리는 한국 배구의 모습은 뭘까. 그는 '미래를 향한 비전'을 강조했다.
이진 구솔 등의 해외 도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도"라면서도 "지금 구조상 한국 연봉이 해외보다 높다. 좋은 선수가 도전을 택하긴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현실을 직시했다. 이어 "좋은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하고, V리그를 활성화시키고 수준을 끌어올리면 국제대회 경쟁력도 올라가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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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성적을 내지 못해도 좋다. 4년 8년, 12년을 기다려도 좋으니 '한국 배구는 이렇게 나아갈 것'이란 장기적인 플랜을 보여줬으면 한다. 현재 성적이 안 나더라도,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지하면서 기다려줄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지금은 '미래가 안보인다'라는 느낌이다. 납득 가능한 목표나 계획이 제시되면, 우리 배구팬들도 애정을 갖고 기다려주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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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