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이 열린다. '180분 전쟁'의 1부가 시작된다.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이 20일 오후 7시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치른다.
올시즌 K-리그 4개팀(포항, 서울, 전북, 울산)이 ACL에 출전했다. 포항과 서울이 살아남았다. 울산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가운데 포항은 16강전에서 전북, 서울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를 꺾고 8강에 올랐다. 다시 기로에 섰다. 얄궂은 운명이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한 팀은 4강행 티켓을 거머쥐고, 한 팀은 8강에서 사라진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포항이 우위에 있다. 승점 40점(12승4무5패)으로 2위다. 서울은 28점(7승7무7패)으로 7위에 포진해 있다. 하지만 상대전적은 백중세다. 정규리그와 FA컵 3차례 격돌했다.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최근 분위기는 서울이 우세하다. 정규리그와 FA컵에서 3연승의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포항은 2연승에서 멈췄다.
두 팀 모두 ACL 정상을 꿈꾸고 있다. 결국 상대를 넘어야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ACL 전쟁이다. 두 팀의 전력을 해부한 결과, 서울이 박빙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의 사생결단, 서울의 상승세
홈과 원정, 분명 상관관계가 있다. 27일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서울이 대진상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포항은 1차전부터 눈을 돌릴 곳이 없다. 홈에서 사생결단을 내야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서울은 일단 소나기는 피하면서 원정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며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 물론 서울도 골은 필요하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다득점을 기록하고 비기기만해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포항은 전력 재정비와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현재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포항은 3일 수원 원정에서 1대4로 대패했다. 포항이 4실점을 하면서 패한 것은 2010년 7월 17일 부산전 이후 4년 만이다. 수원전 패배로 전북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어 하위권의 성남과 상주를 상대로 연승을 기록했지만 16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무너졌다. 베스트 전력을 가동했지만 홈 9경기 연속 무패 신화(8승1무)가 깨졌다.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경기 시작부터 반전이 필요하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리그와 다른 경기다. 어려움이 있어도 같이 이겨내야 한다. 공격에 힘을 실어 승부를 볼 것"이라고 했다.
서울은 16일 '인천전 효과'가 크다. 포항전에 대비, 1.5군이 출전한 정규리그에서 5대1로 대승했다. 기존 주축 선수들의 긴장감이 팽배하다. 서울로선 상승세가 멈춰서는 안된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무승부는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경기는 잊고, 180분에 모든 걸 쏟겠다. 내일 경기는 4강 진출을 위한 피할 수 없는 혈투가 될 것이다. 원정의 불리함을 딛고 승리하겠다. 180분을 잘 쪼개 27일 경기 후 웃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거친 압박, 서울의 두터운 진용
포항은 거친 플레이를 앞세운 강력한 압박과 스피드가 강점이다. 2선과 원톱 공격수가 수시로 자리를 바꾸는 '제로톱'의 위력이 만만치 않다. 오른쪽 풀백 신광훈의 오버래핑과 더블볼란치 손준호, 황지수를 앞세운 공수 연결 플레이도 위력적이다. 지난 3월 제주에서 임대해 온 공격수 강수일이 ACL 8강부터 출전이 가능해진 것도 호재다. 다만 백업 자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왼쪽 윙백 김대호까지 무릎을 다치며 고민이 더욱 커졌다.
서울은 에벨톤과 몰리나의 가세로 공격력이 업그레이드됐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수비도 안정적이다. 진용도 포항보다는 두텁다.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인천전 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져 어떤 선수를 먼저 내세울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공격, 미드필더, 수비, 조커, 외부 요인 등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서울이 39대38로 포항에 박빙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변수가 공존한다. 서바이벌 전쟁이라 실수 하나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볼은 둥글고, 주사위도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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