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감독이 꼽는 최고의 '닥공(닥치고 공격)'은 2011시즌이었다.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등이 전방위에서 상대를 몰아붙이던 전북은 무려 71골을 터뜨리며 K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스피드레이서' 이승현도 '닥공'에 한 몫을 했다. 부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첫 해였던 2011년, 이승현은 특유의 빠른 발을 바탕으로 29경기에 나서 7골-3도움을 기록했다. 군제대 후 큰 임팩트를 보이지 못하던 이승현은 도전을 택했다. 올 겨울 새롭게 둥지를 튼 팀은 수원FC다. 공교롭게도 수원FC의 컬러도 공격축구다.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이 수원FC의 브랜드다. 전성기 '닥공'을 경험한 이승현이 보는 '막공'은 어떨까.
이승현은 경험과 패기를 차이로 꼽았다. 그는 "전북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은 완성된 선수들이었다. 어떤 식으로 축구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감독님이 원하는 공격축구를 세련되게 구사했다. 전북의 '닥공'은 그만큼 완성도가 높았다"고 했다. 이어 "반면 수원FC는 신인 같은 패기가 있다. 마치 이재성의 데뷔시즌 같다. 공격도 패기 넘치게 한다. 막공은 그래서 상대 입장에서는 괴로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현이 수원FC를 선택한 이유도 이같은 패기에 반해서다. 이승현은 "지난 몇년간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딸이 '아빠 축구 안해?' 그러더라. 기회가 주어진다면 겁없이 뛰고 싶다. 전북에서는 경쟁에서 밀려 기회가 줄어들었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수원FC에서 정말 패기있게 하고 싶다"고 했다. 측면 돌파를 강조하는 수원FC식 막공도 영향을 미쳤다. 이승현은 "수원FC가 측면 돌파를 강조한다. 내 스타일과 맞다. 팀에 잘 녹아들어서 지더라도 화끈한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최고 부자 구단' 전북과 '시민 구단' 수원FC의 지원은 하늘과 땅차이다. 유럽 수준의 클럽하우스에서 지내던 이승현은 당장 수원종합운동장에 있는 선수단 숙소에서 머물러야 한다. 그는 "옆 방에 있는 소리까지 잘 들리더라. 인간미가 넘쳐서 더 좋았다"고 웃었다. 이어 "그 보다는 전에는 숙소 생활하면서 인사할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인사를 받느라 바쁘다"고 했다. 이승현은 수원FC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주장은 프로데뷔 후 처음이다. 그는 전북이 갖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를 수원FC에 이식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전북에 있으면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밖에서는 경쟁 얘기 했지만 정작 경기에 못뛰는 선수들도 불만이 없었다. 그게 전북의 힘이었다. 전북에서 배운 것을 수원FC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많은 얘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굳은 다짐으로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만큼 목표도 남달랐다. 그는 "감독님이 한자리수 순위, 두자리수 승수가 목표라고 하더라. 지금처럼 잘 준비한다면 허황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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