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전클럽하우스는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대전 시티즌은 매월 생일자를 위해 선수단, 프런트가 함께 모여 회식을 한다.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은 개막 후 이어진 충격의 4연패와 최문식 감독의 자진사퇴 여부를 두고 어느때보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윤정섭 대전 대표이사는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분위기메이커로 나섰다. 선물도 주고, 재밌는 이야기도 건넸다. 얼어있던 선수들의 얼굴이 조금씩 펴졌다. 윤 대표이사는 최 감독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흔들리지 말고 가자. 이제 10% 지났다."
대전이 최 감독에 대한 재신임 의지를 드러냈다. 대전은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승격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지만 개막 후 4연패에 빠졌다. 4경기서 단 1득점에 그쳤고, 실점은 8골이나 된다. 팬들도 계속된 부진에 야유를 보냈다. 최 감독은 17일 부천과의 K리그 챌린지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3으로 패한 후 "여러 문제점이 생겨 감독으로 책임을 통감한다. 연패에 대해 책임질 행동을 하겠다"고 했다. 자진사퇴에 대한 의미로 해석됐다. 윤 대표이사는 곧바로 사태진압에 나섰다. 18일 오전 구단 간부 회의를 통해 "최 감독과 앞으로도 계속해서 함께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윤 대표이사는 최 감독을 만나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윤 대표이사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비록 힘든 상황이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감독교체는 없다"고 밝혔다.
이제 공은 최 감독에게 넘어갔다. 최 감독은 지난해 6월 대전 지휘봉을 잡았다. '바르셀로나식 패싱게임'을 표방하며 변화에 나섰다. 여름이적시장에서만 무려 11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컸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점 획득에 실패한 대전은 결국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최 감독은 겨울이적시장에서도 20여명의 선수들을 바꿨다. 최 감독의 구미에 맞는 팀으로 완벽히 재편했다. 동계훈련도 충실히 하며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개막 후 연패가 이어지며 다시 추락했다.
내용은 둘째치고 결과가 너무 나쁘다. 최 감독 부임 후 성적은 FA컵을 포함해 3승5무25패다. 이쯤되면 다 바꿔야 한다. 기존의 스타일을 고수해서는 실패가 재연될 뿐이다. 이런 성적으로 '바르셀로나식 스타일'을 운운하는 것은 팬들의 반감을 살 뿐이다. 중앙 지향적인 공격만으로는 이미 한계를 노출했다. 대전은 매경기 점유율에서는 상대에 앞섰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때로는 타협도 필요하다. 전술 뿐만 아니다. 적당한 밀당(밀고 당기기)으로 선수단과도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반전을 얘기할 수 있다. 바꿔야 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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