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시니깐요."
벌써 3개째다.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그라운드만 밟으면 깜짝 놀랄 만한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 타석에 서는 횟수가 적을 뿐,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린다는 평이다.
주인공은 두산 류지혁이다. 선린중-충암고 출신으로 1m81, 75㎏의 신체조건을 지닌 내야수. 고교 시절 청소년 국가대표 내야수로 선발됐다. 본인은 "포수까지 할 수 있다"고 하니 멀티 자원으로 불러도 손색 없다.
그의 엄청난 수비 실력은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에서 나왔다.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두 차례나 장원준을 살리는 호수비를 펼쳤다. 우선 2회 .무사 만루에서 글러브 토스로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이성우의 땅볼 타구를 낚아챈 뒤 글러브를 살짝 벌려 2루수 오재원에게 토스,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 4회에도 김주형? 중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리며 낚아채 1루로 정확하게 송구했다.
류지혁은 18일 잠실 KIA전에서도 9회 김호령의 파울 타구를 그림같은 플레이로 낚아챘다. 1루 불펜 쪽에 떨어질 공을, 맹렬히 추격해 번쩍 뛰어 올라 팔을 내뻗어 잡아냈다.
류지혁은 당시 상황에 대해 "1루수 파울 플레이는 그리 어려운 타구가 아니었다. 광주에서 나온 병살 플레이는 나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돌아봤다. 또 "김태형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경기에 나가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신다. 실책을 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 네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 하라고 말씀하신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벤치에서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내가 만약 대수비로 출전한다면 어떤 플레이를 할지 선배들을 보면서 배우고 또 상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실 18일 나온 파울 플라이는 늘 생각하고 있던 장면이다. 언젠가 그 철조망을 넘어 공을 잡겠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며 "우리 팀에 워낙 수비력이 뛰어난 선배들이 많다. 지금도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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