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는 9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에서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초반 돌풍을 몰고온 제주는 최근 4경기에서 1무3패로 체면을 제대로 구기고 있다. 이대로라면 목표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제주는 3일 치른 인천과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도 1대2로 쓴 잔을 마셨다. 공교롭게 최근 제주를 꺾은 인천, 전남의 사령탑은 조성환 제주 감독(46)의 '절친'이다. 조 감독과 김도훈 인천 감독, 노상래 전남 감독은 모두 1970년 출생 개띠 동갑내기다. '견우회'로 우정을 나누는 사이. 하지만 조 감독은 친구들과의 2연전에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조 감독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모든 것이 감독인 내 책임이다."
제주의 연패. 한 번 짚어보자. 공통점이 있다. 모두 후반에 제주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역전패를 당했다.
제주는 인천전에서 후반 40분 이근호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마치 결승골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후반 44분과 48분 각각 송시우 김대중에게 연속 실점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마음을 다잡고 떠났던 전남 원정. 데자뷰처럼 반복됐다. 이번에도 선제 득점은 제주의 몫이었다. 제주는 후반 18분 송진형의 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 36분 한 때 제주에 몸 담았던 브라질 출신 자일에게 동점을 얻어맞았다. 판을 뒤집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던 제주. 오히려 후반 42분 전남 김영욱에게 통한의 역전골을 내줬다.
그렇지 않아도 수비력이 지속적으로 지적받던 제주였다. 이제는 후반 집중력까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조 감독은 "분명 선수들이 후반에 접어들면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상대가 잘 풀어갔기 보다는 우리의 위치선정이나 마크 실수로 골을 내주는 경우가 잦다"고 평가했다.
뼈 아픈 후반 집중력 문제. 조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이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결국 책임감을 갖고 힘든 상황에서도 동료들과 팀을 위해 한 발 더 뻗고 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끝이 아니다. 선수들과 마음을 모아서 기필코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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