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승부에서의 해결사는 가뭄에 단비와 같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K리그 클래식 스플릿 혈투에서 키맨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3~10위 8팀 중 먼저 한 경기를 더 치른 3위 울산 현대(승점 45)를 제외한 나머지 7팀 간의 승점차는 7점에 불과하다. 스플릿 분기점인 33라운드까지 치를 3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승부를 결정 짓는 해결사의 가치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1~6위 팀의 자리인 그룹A행에 가장 근접한 울산의 해결사는 외국인 공격수 멘디다. 지난 7월 한국땅을 밟은 뒤 빠르게 적응하며 울산의 골가뭄을 해소했다. 18일 포항과의 동해안더비에선 천금같은 결승골로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면서 해결사 노릇을 제대로 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두 시즌 연속 그룹B행 전망에 근심이 가득했던 울산은 멘디 합류 후 웃음꽃이 만개했다.
6위 성남(승점 41·44득점)과 8위 전남(승점 39)은 '이적생 해결사'들의 활약에 웃음짓고 있다. 제주에서 이적한 김 현(성남)은 기존 간판 공격수 황의조의 부진을 커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황의조가 구상범 성남 감독대행에게 직접 포지션 변경을 요청해 효과를 보는 등 '상생과 단합'의 시너지도 엿보인다. 전남은 7월 영입한 자일이 공격 선봉에 서면서 무게감이 달라졌다. 전성기 못지 않은 발재간과 결정력으로 모든 팀들의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되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에 성남과 전남의 스플릿 운명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위 제주(승점 42)와 7위 광주(승점 40), 9위 수원 삼성(승점 35·38득점)은 '베테랑의 관록'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제주는 최근 부진한 송진형을 대신해 이근호가 맹활약 중이다. 그동안 '리더가 없다'는 평가 속에 뒷심부족으로 눈물을 흘렸던 제주가 막판까지 버티는 원동력이다. 광주는 클래식 득점선두(16골)인 정조국의 매서운 발끝에 시선이 모아진다. 지난 시즌 승격팀의 한계를 딛고 잔류를 이끌어냈던 광주는 정조국이 완벽한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상위권을 넘나드는 팀으로 변모했다. 시즌 내내 가시밭길을 걷던 수원 삼성은 '캡틴' 염기훈이 부상을 털고 복귀한다. 정신적 지주 역할 뿐만 아니라 패스, 세트피스 수행 등 기량까지 뛰어난 염기훈의 복귀는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에겐 천군만마와 같다.
'예비역-신병'들의 활약도 빠질 수 없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신광훈은 전역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10위 포항(승점 35·32득점)의 오른쪽 측면 수비와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신광훈 합류 뒤 포항의 측면공격이 살아나면서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17명의 말년병장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 5위 상주(승점 41·48득점)는 '병장 못잖은 신병'으로 평가되는 센터백 윤영선이 합류하면서 이웅희 이경렬과 한층 강화된 수비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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