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배구계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김갑제 화성시청 감독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숨을 거뒀다. 향년 58세.
김 감독은 배구계에서 직언자로 유명했다. 배구 발전을 위해 할 말은 하는 지도자였다. 현실에 타협하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좋은 배구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이젠 음지가 돼버린 실업배구를 꿋꿋하게 이끌어왔다. 그래서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마음 아프다.
5일 김 감독이 안치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제자, 지도자 선후배 등 배구 관계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눈물바다였다. 한 배구인은 "협회의 일부 임원들을 견제해줄 수 있는 분이셨다"며 "이렇게 돌아가셔서는 안될 분이었다"며 개탄했다.
격한 상황도 연출될 뻔했다. 김 감독의 빈소를 찾은 협회 관계자를 향해 배구 선수들이 격한 감정을 표출하려고 했다. 주변 배구인들이 말려 큰 소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소신 있는 배구인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의 죽음이 기폭제가 됐다. 김 감독이 바로잡고 싶어했던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팬들에게 소위 밥그릇 싸움만 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던 배구인들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의지이기도 했다. 한 배구인은 "겉은 화려해졌지만 속은 썩을 대로 썩었다. 배구 발전을 위해 이젠 소신 있는 배구인들이 나서서 규탄의 목소리를 내야 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배구 원로단체인 대한배우회가 나섰다. 황승언 배우회 회장은 빈소를 찾은 서병문 신임 대한배구협회장과 만나 김 감독의 장례 형태를 대한배구협회장으로 치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협회에서도 김 감독의 장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 감독의 유가족은 4일 협회의 한 임원을 경찰에 신고했다. 김 감독의 죽음에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이 임원은 새벽까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경찰 측에 원인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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