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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진구 "수컷·상남자? 실제론 인간미 뚝뚝 흘러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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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진구(37)가 "실제 나는 수컷 냄새보다 인간미가 넘친다"고 자화자찬했다.

범죄 오락 영화 '원라인'(양경모 감독, 미인픽쳐스·곽픽쳐스 제작)에서 사람을 꿰뚫어 보는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석구를 연기한 진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에서 김인하(이병헌)의 아역으로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진구. 이후 영화 '낭만자객'(03, 윤제균 감독) '달콤한 인생'(05, 김지운 감독) '비열한 거리'(06, 유하 감독) '사랑따윈 필요없어'(06, 이철하 감독) '기담'(07, 정식·정범식 감독) '트럭'(08, 권형진 감독) '초감각 커플'(08, 김형주 감독) '마더'(09, 봉준호 감독) '식객: 김치전쟁'(10, 백동훈·김길형 감독) '혈투'(11, 박훈정 감독) '모비딕'(11, 박인제 감독) '오직 그대만'(11, 송일곤 감독) '26년'(12, 조근현 감독) '표적'(14, 창 감독) '명량'(14, 김한민 감독) '봄'(14, 조근현 감독) '쎄시봉'(15, 김현석 감독) '연평해전'(15, 김학순 감독) 등을 거치며 선 굵은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진구. 극 중 태백부대 소속 모우루중대 부중대장 서대영 상사를 연기한 진구는 무뚝뚝한 남성미를 드러내다가도 자신의 여자에게만은 다정한 캐릭터로 변신해 아시아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남자 중의 남자, 상남자 매력의 진구. 그가 '태양의 후예' 이후 '원라인'으로 다시 한번 여심을 사로잡을 전망. 이번엔 상남자 매력이 아닌 넉살 좋은 전설의 베테랑이 돼 돌아왔다. '원라인'은 은행 대출이 안 되는 사람들의 직업, 신용등급, 신분 등의 자격 조건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작업 대출을 다룬 작품으로 진구는 작업 대출계에서 잔뼈 굵은 실력자 장 과장 역을 맡았다. 사람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는 능구렁이 같은 장 과장은 새내기 민 대리(임시완)의 재능을 알아보고 물심양면 서포트를 해주는 인물이다.

진구는 "평소 내 캐릭터들이 수컷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이번 '원라인'은 그런 이미지를 털어내려고 의도해서 선택한 작품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 내 모습은 수컷보다는 인간미 넘치는 편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나와 잠깐 마주치는 사람들은 나를 수컷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곁에 두고 오래 볼수록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편이다. 생각보다 좀 더 유머러스하고 좀 더 인간적이다. 수컷이나 상남자는 세상이 만든 이미지인 것 같다. 상남자라기보다는 평범한 사람에 가깝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인간 진구도 괜찮지만 아빠 진구는 더 대단하다. 첫째는 나와 너무 닮았고 둘째는 아내를 많이 닮았는데 평소에는 두 아이의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편이다"며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사람들은 현장에 안 나가면 백수다. 새로운 대본을 받지 않는 이상 집에서 할 일 없이 가사를 도와야 한다. 나 역시 가사 일을 엄청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 그중 가장 잘한 일이 두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다. 요즘은 청소, 빨래, 설거지는 끊었다. 설거지는 가끔 도와주고 요리는 완전 끊었는데 대신 아이들을 아내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게 해준다. 아내들에게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하더라. 주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을 담당하고 있다"고 육아 내공을 밝혔다.

실제로 진구는 결혼 후 라이프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고. 이와 관련해 "내 삶이 많이 변했고 풍성해졌다. 총각 때는 눈뜨면 술 먹는 것밖에 없었다. 술 먹고 연기하고 집에 들어와서 자는 것을 반복했다. 지금은 술 먹는 시간보다 아이가 됐든 아내가 됐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잠자리 들었을 때 '오늘 어떻게 살았나?' 돌이켜 보면 뿌듯하기도 하다. 늘 어제와 똑같은 삶이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아이도 어떻게 보면 남이지 않나. 남들에게 많이 베푸는 일에 행복감을 느낀다"며 "결혼해서 그런건지 '태양의 후예'가 잘돼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전보다 더 여유로워진 것 같다. 점점 더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한편,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이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하면서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임시완, 진구, 박병은, 이동휘, 김선영 등이 가세했고 단편영화 '일출'을 통해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양경모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