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서울 삼성 썬더스가 푹 쉰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를 꺾고 먼저 1승을 올렸다. 삼성의 외인 듀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은 동반 폭발로 완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78대61로 승리했다. 역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75%(40회 중 30회).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전혀 지치지 않은 듯 맹활약했다.
라틀리프는 오리온의 압박 수비에도 33득점-19리바운드로 오리온을 압도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라틀리프에게 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트랩이 가도 라틀리프에게 공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도 트랩 수비에서 좋아졌다. 이제 눈을 뜬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라틀리프는 그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마이클 크레익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무리한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4강에선 달랐다. 수비가 붙지 않은 동료에게 확실한 기회를 만들어줬다. 라틀리프와 골밑을 완벽히 장악했다. 13득점-7어시스트로 승리를 도왔다.
오리온은 김동욱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경기 전 "2주가 굉장히 길었다. 감각 쪽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선수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리온 선수들의 슛 감각은 좋지 않았다. 장점이었던 3점슛도 계속해서 빗나갔다. 공격을 이끌어야 할 애런 헤인즈(16득점), 오데리언 바셋(10득점)도 부진했다.
오리온은 경기 초반 헤인즈, 문태종의 득점으로 앞섰다. 김동욱을 대신해 출전한 전정규도 3점슛과 정확한 앨리웁 패스로 활약했다. 삼성은 김태술의 연이은 턴오버로 주춤했다. 그러나 라틀리프는 오리온의 협력 수비에도 골밑을 장악했다. 1쿼터 막판에는 주희정이 2점슛을 성공시키며 16-16 동점.
삼성은 2쿼터부터 점수 차를 벌렸다. 라틀리프는 골밑슛뿐만 아니라, 정확한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선보였다. 크레익과의 패스 플레이도 돋보였다. 크레익은 골밑에서 라틀리프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었다. 33-18에선 직접 골밑에서 바스켓 카운트로 3득점을 쓸어 담았다. 오리온 선수들은 감각이 떨어진 듯한 모습. 2쿼터 총 8득점에 그쳤다. 반면 삼성은 2쿼터에만 27득점을 몰아쳤다. 2쿼터 후반에는 이동엽의 3점슛 등 연속 득점으로 달아났다.
오리온도 3쿼터 시작과 함께 힘을 냈다. 이승현, 문태종 등이 3점슛을 성공시켰다. 서서히 장점이 살아났다. 35-47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삼성의 공격은 거침없었다. 오리온이 35점에 그친 사이, 라틀리프, 크레익이 폭발했다. 라틀리프는 임동섭, 크레익과 앨리웁을 합작했다. 단숨에 점수를 61-36까지 벌렸다.
4쿼터에도 반전은 없었다. 라틀리프는 여전히 골밑에서 강력했다. 일찍이 더블더블을 넘어섰다. 임동섭도 3점슛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았다. 오리온은 바셋과 장재석을 앞세워 ㄷ그점했으나, 이미 승부는 기울어진 뒤였다. 삼성은 골밑을 완벽히 장악하면서 먼저 승리했다. 오리온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도 무릎을 꿇었다.
고양=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