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펄펄난 김재성 "죄송해서 조성환 감독 얼굴을 못보겠다"

by

"죄송해서 감독님 얼굴을 못보겠다."

펄펄 날았지만 고개를 숙여야 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김재성(애들레이드)의 복잡한 속내였다. 김재성은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1골-1도움을 올렸다. 애들레이드는 3대1로 이겼다. 김재성은 "조성환 감독에게 인사드리려 했는데 죄송해서 얼굴을 못 보겠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재성은 전반 6분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넣었다. 세리머니는 하지 않았다. 김재성은 "세리머니는 아예 하지 않았다. 애들레이드 선수로서 최선을 다 하는 건 당연한거지만 그래도 착잡한 건 있다. 제주는 내 첫 프로팀이자 가장 최근 뛴 프로팀이다. 동료들도 다 안다. 아까 용형이와 잠깐 인사했다. 그래도 홈팬들에게 내가 아직 잘 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만큼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덕담도 빼놓지 않았다. 김재성은 "16강 진출 경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친정팀에 내가 걸림돌이 되는 이런 상황을 바라진 않았는데, 여기로 올 때는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왔지만 막상 이기니 미안하다. 그래도 남은 두 경기에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이제 맞대결은 없고, 우리와 제주가 같은 상대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서 승점을 더 많이 따는 쪽이 16강에 간다고 생각한다. 나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제주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