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도 축구 생각 뿐이다.
17일 경기 여주 솔모로CC에서 제4회 축구인 골프대회가 열렸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자리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강인한 허벅지로 승부를 가르던 축구인들이 골프채를 들고 녹색 필드에 섰다.
추적추적 내린 비로 다소 쌀쌀했던 날씨. 하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뜨거운 승부욕에 필드는 후끈 달아올랐다.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 "나이스 샷!" 외침에 분위기가 고조됐다.
프로 골퍼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던 참가자들. 골프채를 쥐었지만 머리엔 오로지 축구 생각 뿐이었다. 특히 한국 축구의 뿌리 K리그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최근 K리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골이 줄고 관중도 감소했다.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잠시 걸음을 멈춘 채 "K리그의 위기가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 이번 시즌엔 K리그의 '쌩얼', 즉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등을 위해서라면 모두가 '발악'을 해야 한다. 물론 연맹도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단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는 등 색다른 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꼭 결실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점만 놓고 K리그 위기라고 판단해선 안된다. 연맹과 모든 구단이 노력해서 반등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영증 프로연맹 심판위원장은 '공격 축구'를 열쇠로 꼽았다. 조 위원장은 "좀 더 공격적 축구 필요하다. 그래야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온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떠나서 경기장에서 화끈한 모습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승부를 떠나서 공격적인 축구, 골이 많이 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여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