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에 지명됐다.
IOC는 14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IOC 집행위원회가 이날 반 전 총장에게 IOC 새 윤리위원장직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IOC의 지명을 수락한 반 전 총장은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최종 선출된다. 투표를 통과하면 반 전 총장은 세네갈 헌법재판소장 출신 은다야예 현 윤리위원장에 이어 4년간 윤리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반 전 총장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유엔 8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IOC는 '반 전 총장은 유엔에서 최고 수준의 윤리, 진실성, 의무, 투명성을 구현했다'며 '반 전 총장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유엔 2030 어젠다에서 스포츠를 중요한 조력자로 평가했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IOC와 인연이 깊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열린 IOC 총회에서 역대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했다.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과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성화 봉송에 나서기도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반 전 총장이 IOC 윤리위원장 지명을 수락한 것은 영광이자 기쁨"이라면서 "진실성과 책임감, 투명성을 앞세워 모범적으로 공적인 서비스를 해온 반 전 총장은 올림픽 운동의 위대한 친구"라고 평했다.
반 전 총장이 이끌 IOC 윤리위원회는 IOC 위원들의 비위를 자체 조사하는 IOC 산하 독립 기구다. IOC 윤리위원회는 IOC 역사상 가장 큰 비리로 불리는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 터진 1999년 출범했다.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은 200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가 유치 과정에서 IOC 위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것이 드러나 수 명의 IOC 위원들이 제명된 사건이다. 이후 IOC는 '클린 정책'을 표방하며 한층 강화한 윤리 강령을 발표했다. IOC 위원들의 유치 후보도시 방문을 아예 금지하는 등 비위를 엄단하고 있다.
윤리위원회는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 대부분은 현역 IOC 위원이 아니어야 하고, 최소 2명 이상은 스포츠와 무관한 사람이어야 한다. 윤리위원회의 주된 업무는 IOC 윤리 강령을 지속해서 강화·개선하고, 비리 의혹이 있는 IOC 위원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다. 조사 후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IOC 집행위원회와 IOC 총회에 징계를 권고한다.
반 전 총장은 "IOC 윤리위원장으로 지명돼 매우 영광"이라면서 "책임감을 느끼며 겸허하게 이를 수용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유엔과 IOC는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공헌하고자 수년간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협력해왔다"면서 "올림픽 운동의 방침에 따라 IOC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개선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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