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26일 잠실주경기자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 대전 시티즌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18라운드. 경기 전 김병수 서울 이랜드 감독의 한숨이 깊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는 승점 14점으로 리그 9위였다.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위치. 더욱이 리그 17경기에서 13골에 불과했다. 리그 최소득점팀 오명을 안고 있었다.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고 나름대로 고민은 하고 있는데…." 김 감독이 입맛을 다셨다. "솔직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문제. 그리 간단한 게 아니었다. "사실 변명이 아니라 주축급 선수들이 시즌 초부터 연이은 부상으로 완전한 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웠다"며 "회복이나 적응 등으로 시즌 초 팀에 늦게 합류한 선수들도 많다. 시즌 개막 후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도 많다"고 말했다.
괜한 엄살이 아니다. 핵심 수비수 전민광을 비롯 조용태 주한성(이상 FW) 최치원 김준태(이상 MF) 김연수(DF) 등 6명의 주축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에이스' 역할을 맡아줘야 할 플레이메이커 백지훈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일본 출신 미드필더 아츠키 의존도가 높은 상황.
더욱이 구단 여건상 여름 이적시장을 통한 보강도 쉽지가 않다. 김 감독은 "선수단의 상황이 있지만 구단도 구단의 입장, 상황이 있다. 원하든대로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그렇게만 될 순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조건 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팀을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어린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든 상황이지만 아직 20경기 가까이 남았다. 우승권까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은 있다"며 "감독으로서 프로에서 매주 평가받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웃었다.
서울 이랜드는 이날 대전을 3대3으로 비겼다.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부상선수와 전력보강도 여전히 고민이다.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선 꼭 해결해야 할 과제. 김 감독의 묘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잠실=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