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전. 선발 투수 이름값만 놓고 보면, LG 우세를 점칠 수밖에 없었다. 삼성 선발 김동호는 이날 데뷔 첫 선발 등판했다. 지난 2년간 50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했는데, 선발 로테이션이 펑크가 나 임시 투입됐다. LG 선발 차우찬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 4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1패-평균자책점 1.93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7이닝을 책임지면서, 친정팀 삼성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4회까지 두 선발 투수가 4실점한 가운데, 승부는 둘이 마운드를 내려 온 경기 후반 갈라졌다. 4회 이후 양쪽 타선은 집중력 부족에 허덕였다. 계속해서 득점권에 주자를 놓고도 적시타를 날리지 못했다.
LG는 1회초 무사 1,2루에서 제임스 로니의 1타점 2루타, 이어진 1,3루에서 양석환의 내야 땅볼로 2점을 뽑았다. 2회초 2사 후 9번 손주인부터 4타자 연속 안타를 때려 2점을 추가했다. 초반 분위기를 끌어온 셈이다.
그러나 0-4로 뒤지던 삼성은 3회말 3점을 따라갔다. 2사 만루에서 4번 러프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고, 이승엽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3-4로 뒤진 4회말에는 조동찬이 우중간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무사 2루에서 김헌곤이 번트를 댔는데, 포수 파울 플라이가 됐다. 이어 이지영이 파울 플라이, 박해민이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무사 2루 찬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LG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6회초 무사 1,2루에서 이천웅의 번트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삼성 투수 장원삼이 이 공을 잡아 3루로 던져 선행 주자를 잡았다. 이어진 1사 1,2루에선 로니가 때린 공이 6-4-3 병살타로 이어졌다. 7회초 2사후 안타, 사구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는데, 후속타자 정상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삼성은 5회초 1사 1루에서 병살타, 6~7회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했으나 빈손으로 물러났다.
답답했던 이승엽이 흐름을 돌려놓았다. 이승엽은 8회말 무사 1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4-4 균형을 깨트린 한방이었다. 이승엽은 앞선 3회 2타점 적시타, 6회 중전안타를 때려 15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한 상황이었다. 4타수 3안타 3타점.
'은퇴 투어'를 앞두고 있는 이승엽은 여전히 라이온즈의 해결사였다. 5-4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이후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사구와 희생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