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충무로퀸' 엄지원의 걸크러시 매력이 터졌다.
엄지원은 SBS 월화극 '조작'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여검사 권소라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일반적인 장르물에서 여검사는 남자들의 파워게임을 지켜보며 그들이 모아준 증거로 사건을 마무리 짓는 조력자의 역할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엄지원은 그보다 능동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15일 방송에서도 그랬다. 이날 방송에서 권소라는 기득권의 추악한 진실에 다가가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철호(오정세)와 구태원(문성근)이 결탁했다는 걸 알게된 한무영(남궁민)이 받을 상처를 염려했다. 하지만 한무영에게 발견된 증거를 보여주며 진짜 공조를 시작해나갔다. 이와 함께 기득권에 대한 반격도 준비했다. 임지태 부장검사(박원상)를 참고인 조사하며 윤선우(이주승) 사건의 허점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임지태는 권위를 이용해 권소라를 압박하려 했지만 권소라는 이에 기죽지 않았다. Z고 윤선우의 재심청구 재판의 담당검사가 되어 항고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엄지원은 2002년 MBC '황금마차'로 데뷔, '세 친구'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싸인' '무자식 상팔자'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엄지원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드라마보다는 영화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 건 사실이다. '똥개' '주홍글씨' '그림자 살인' '박수건달' '소원'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더 폰' '미씽: 사라진 여자' '마스터' 등 굵직한 작품에 주연 배우로 출연하며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충무로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즉 드라마 팬들에게 엄지원은 친숙한 배우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조작' 출연은 이제까지의 이미지를 타파할 수 있는, 중요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엄지원은 명불허전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출세를 위해 잠시 정의 구현의 목적을 잃었으나 한무영에 의해 각성, 진실을 밝히기 위해 뛰는 열혈 검사의 걸크러시 매력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낸다. 불법 행위가 포착되었다면 기득권에게도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은 시원한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한무영과의 티격태격 케미는 그와의 공조와 은근한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한다. 차가운 듯 보이지만 내면에 따뜻한 인간미를 간직한 캐릭터로서 츤데레 여검사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엄지원의 다채로운 매력에 '조작'도 날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 방송된 '조작' 15,16회는 10.6%, 12.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조작'은 10~11%대 시청률의 굴레를 벗어나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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