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게 준비했다."
박기욱 현대고 감독은 행복한 지도자다. 매 시즌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때문에 박 감독은 우승이란 성적을 떠나 '큰 그림'을 그리는 지도자가 돼야 했다.
현대고는 26일 창녕스포츠파크에서 벌어진 광주 금호고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에서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12-11로 승리했다.
이로써 32강과 16강에서 각각 언남고와 SOL축구센터를 꺾은 현대고는 8강과 4강에서 영문고와 오산고를 넘은 뒤 금호고까지 제압하고 왕중왕전 두 번째 우승컵에 입 맞췄다. 현대고는 2015년 전반기 우승을 거둔 바 있다.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이날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몸이 무거워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광주가 우리의 패턴 플레이를 잘 파고들어 힘든 경기를 했다. 그럼에도 우리 공격력이라면 충분히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따라갈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고는 올 시즌 5관왕에 올랐다.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를 비롯해 전후기 권역별 고등리그, 전국체전, 왕중왕전까지 5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겨울 동안 강한 프레싱을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면서도 "우승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력한 정신력 훈련도 강조했던 박 감독은 내년 시즌 프로로 승격된 오세훈의 기량 발전을 바랐다. 박 감독은 "동계훈련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거기서 발전하고 노력해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기자리는 없다"고 전했다.
창녕=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