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동갑내기 이재원(29)과 최승준(29)이 살과의 전쟁으로 다음 시즌 도약을 노리고 있다.
SK는 29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마무리 캠프는 보통 젊은 저연차 선수들이 참가한다. 한 시즌 동안 주로 1군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11월에 보강 훈련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SK 마무리 캠프에는 이재원, 최승준 등 제법 연차가 높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김광현도 캠프를 소화하고 돌아왔다. 귀국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홀쭉해진 이재원과 최승준이었다. 이재원이 12㎏, 최승준이 13㎏를 감량했다. 민첩성을 높이고, 좋았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이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은 올 시즌 114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 9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에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허리가 좋지 않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규정 타석 미달이었다. 이재원은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 캠프 참가를 자청했다. 절치부심이었다. 특히, 최승준과 함께 감량을 위해 힘썼다. 운동을 같이 하고, 식단 조절을 하면서 나란히 몸무게를 확 줄였다.
이재원은 "이번 캠프에서 포수 훈련도 많이 하고, 방망이도 많이 쳤다. 살을 뺐는데, 앞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허리도 좋아졌다. 보강 운동을 많이 했다"면서 "올해는 전체적으로 아쉬웠다. 풀타임을 못 뛴 게 가장 아쉬웠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는 꼭 채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FA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내가 잘 해야 한다. 그러면 팀 성적도 그렇고,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꼭 내년이 아니더라도 팀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다이어트 파트너'였던 최승준은 성실한 태도로 캠프 MVP에 뽑혔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던 최승준은 시즌 중반 힘을 보탰다. 그러나 31경기에서 타율 2할3푼3리, 6홈런, 16타점에 그쳤다. 좋았던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경쟁에 밀리면서 1군에서 뛴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
최승준은 "지난해 좋았던 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조금 찾은 것 같다. 이 감을 유지해야 한다.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서 캠프에서 심기일전했다. 성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훈련에 집중했고, 살을 뺐다. 입단 초기를 제외하면, 지금 체중이 가장 적게 나간다. 처음에는 살이 잘 안 빠져서 화도 났는데, 점차 빠지면서 희열을 느꼈다. 겨울에 쉬면서 살이 찌면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의 훈련은 계속된다. 이재원은 "내일부터 구장에 나가서 바로 훈련을 할 계획이다. 최승준과 계속 함께 할 것 같다"고 했다. 최승준 역시 "12월과 내년 1월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 이미 주말 빼고는 운동 스케줄을 잡아놨다. 감량으로 타구 비거리가 조금 줄어들었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