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불필요한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로저스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해당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로저스는 "일이 이렇게 심각하게 커지리라 생각지 못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내가 잘 컨트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지난 24일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돌출적인 행위로 상대팀은 물론 팬들로부터 비난을 들어야 했다. 당시 로저스는 자신의 글러브로 상대 선수의 헬멧을 치고, 견제 아웃시킨 후 자신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상대의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했다. 이에 한화 구단은 경기 후 넥센에 공식 항의했고, 장정석 감독이 한화 한용덕 감독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당사자인 로저스는 사건 이후 3일이 지난 이날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로저스는 "(내 고향)도미니카공화국이나 미국에서는 가끔 그랬다. 로빈슨 카노, 멜키 카브레라 같은 선수들에게 친근함의 표시로 종종 그렇게 했었다"면서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와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일로 이렇게 인터뷰하고 있는 점도 죄송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거듭 미안함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야구장 밖에서는 언제나 친구가 될 수 있고, 안에서는 적으로 만나는 선수들이다. 상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정석 감독도 "감독으로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분명 잘못한 것이다. 훈련 전에 로저스와 면담을 했다. 본인도 충분히 미안한 마음을 얘기했다"며 "개막전 특성상 본인이 흥분한 측면도 있고,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던지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장 감독은 "악동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 굉장히 마음이 여린 친구다. 나와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당시 그런 행위가 나왔을 때 나도 인지를 했다. 상대 입장에서는 화날 것"이라며 한화 구단에 다시 한번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로저스 역시 자신의 '악동' 이미지에 대해 "나를 잘 몰라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한국 야구를 우습게 보거나 뭔가 자극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더욱 조심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한편, KBO는 이날 해당 사건에 대해 당시 심판진과 당사자인 로저스에게 엄중 경고의 조치를 내렸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