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후랭코프가 KBO리그 데뷔전부터 걱정을 날려버렸다. 완벽한 투구로 팀의 승리를 선물했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개막 후 첫 등판을 마쳤다. 후랭코프의 성적은 6이닝 2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승리 투수. 팀도 5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기쁨은 두배가 됐다.
초반부터 특별한 위기 없이 쉽게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 1회초 볼넷과 안타로 주자 1,2루 상황이 펼쳐졌었지만 이미 2아웃인데다 이닝 마지막 타자 전준우를 3구 삼진으로 완벽하게 돌려세웠다. 2회부터 4회까지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한 후랭코프는 4회초 이대호의 2루타가 누의공과로 아웃카운트가 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사실 첫 등판을 앞두고 우려도 있었다. 후랭코프가 시범경기까지는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 경기에서 3⅔이닝 3안타 1탈삼진 2볼넷 1실점 '노디시전'을 기록했었고, 다음 등판이 한파로 취소되면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더욱이 후랭코프는 KIA전 초반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을 잡아주지 않자 투구가 흔들렸다. 노련한 포수 양의지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지만, 선수 본인이 적응을 하지 못하면 도와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걱정을 했다.
다행히 첫 등판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주무기인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롯데 타자들을 빠르게 돌려세웠다. 장점인 제구력도 날카로웠다. 이날 후랭코프는 9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83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커터(27개)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직구(19개), 커브(18개), 체인지업(15개) 투심(4개) 등 다양하게 사용했다. 지저분하게 휘는 공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맥을 못출 수밖에 없었다.
후랭코프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준다면 두산의 선발진은 훨씬 탄력을 받는다. 개막 이후 줄곧 불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만큼, 후랭코프만 중심을 잡아줘도 훨씬 안정감이 생긴다. 첫 등판부터 대반전을 이룬 그의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