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스바니 몰빵요? 네, 맞습니다. 지금은 이기는 것만 생각 중입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단호했다.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초반 돌풍의 중심은 OK저축은행이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였던 OK저축은행은 개막 후 깜짝 3연승에 성공하며 선두에 올랐다. 중심에는 단연 새로운 외인 요스바니가 있다. 요스바니는 21일 KB손해보험전에서 개인 첫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개 이상)을 달성하는 등 무려 35득점을 쏟아부었다. 3경기 평균 33.33득점에 공격성공률은 68.53%에 달한다. '괴물' 랜디 시몬이 떠난 이후 마르코 보이치, 모하메드 엘 하치태디, 브람 반 덴 드라이스 등 뽑는 외인마다 실패했던 OK저축은행은 요스바니를 통해 외인 잔혹사를 끊으며 초반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요스바니의 활약에 "기대 이상"이라고 했다. 사실 요스바니는 자칫 한국땅을 밟지 못할 뻔 했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몬자에서 진행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는 각 구단의 사전평가를 거친 상위 30명과 2017~2018시즌 V리그를 소화했던 7명만이 참가할 수 있다. V리그 경험이 없던 요스바니는 당시 사전 평가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에게 높은 점수를 받아 29위, 턱걸이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그를 처음부터 높게 평가한 사령탑은 최 감독만이 아니었다. 김 감독 역시 요스바니를 점찍고 있었다. 김 감독은 "트라이아웃 전에 요스바니의 영상을 봤다.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삼성화재로 떠난 레프트 송희채의 거취 문제가 결정되지 않아 고민에 빠져있던 김 감독은 4번째 구슬이 나오자 주저없이 요스바니를 택했다. 김 감독은 "요스바니는 레프트와 라이트를 모두 볼 수 있는 선수였다. 당시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복이 됐다"고 웃었다.
우여곡절 끝에 데려온 요스바니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김 감독은 "탄력도 탄력이지만, 발이 대단히 빠르다. 수비하고 공격하러 가는 과정이 빠르다. 성격도 긍정적이어서 우리 팀과 잘 맞는다"고 칭찬했다. 가능성을 보였지만, 컵대회에서는 사실 천방지축에 가까웠다. 하지만 정규 시즌이 개막되자 정제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민규와 맞추면서 요스바니의 플레이가 확실히 안정감을 찾았다"고 했다. 아직 만족은 없다. 여전히 맞춰가는 단계다. 김 감독은 "앞으로 강팀과 연전을 해야하는데 솔직히 이길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얼마나 우리가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가 더 관심"이라고 했다.
요스바니에 의존하는 공격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깨끗하게 인정했다. 김 감독은 "민규와 요스바니가 아직 호흡이 100%가 아니다. KB손해보험전에서는 대놓고 몰빵을 했다. 민규가 그러더라. 실전에서 맞춰가는게 더 좋다고. 나 역시 초반부터 승리를 하고 싶었다.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동시에 더 나은 배구를 약속했다. 김 감독은 "민규와 요스바니가 더 좋아지고, 국내선수들이 가세하면 분명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그러면 예전에 보여준 신바람 배구도 가능할 것"이라며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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