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시작은 창대하였지만, 뒤로 갈수록 미약해지고 있다. 팀에 합류하자마자 리그를 평정할 듯한 기세를 보이던 남자 프로농구 창원 LG의 새 외국인 선수 마이크 해리스가 점점 코트에서 보이지 않는다. LG 반등의 도화선이 될 것만 같았던 '해리스 효과'가 예상보다 더 일찍 소멸한 분위기다. 이러다 자칫 '용두사미'격으로 지워질 지 우려된다.
LG는 당초 선발했던 장신 외국인 선수 버논 맥클린이 시즌 개막 이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1라운드를 끝낸 시점에서 과감히 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필리핀리그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해리스를 전격 영입해 2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 10월 31일 원주 DB전부터 투입했다.
DB전에서의 해리스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던 '괴물'이었다. 데뷔전임에도 무려 41득점-15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전반에만 3점슛 3개(100%)를 포함해 20득점을 했고, 야투 성공률도 60%를 넘어섰다. 감각적인 리바운드 위치 선정능력,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도 수준급이었다. 비록 이 경기에서 LG는 연장 끝에 패했지만, 해리스의 가세는 큰 화제였다. 반등의 청신호가 켜진 듯 했다.
실제로 해리스는 이후 2경기에서도 21분여를 뛰며 20점 이상을 기록해 '복덩이'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리스 효과'는 그 실체가 미약했다. 해리스가 합류한 뒤에도 경기 결과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던 것. '패-승-패-승'의 패턴이 반복됐다. 화려한 기록을 남겼어도 이게 실질적인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초반 3경기 이후부터 발생했다. 3연속 20득점 이상을 넣던 해리스가 네 번째 출전인 6일 부산 KT전부터 5경기 연속으로 코트에서 거의 보이지 않게 된 것. 이날 해리스는 겨우 13분43초를 뛰며 3득점-5리바운드에 그쳤다. 그 다음 3경기에서는 채 10분도 뛰지 못했다. 득점도 14일 현대모비스전에서 10점을 넣었을 뿐, 나머지 4경기에서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런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초반 3경기를 통해 다른 팀이 '해리스 대비책'을 견실히 만들어놨다는 뜻이다. 해리스가 '팀 플레이어'로서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해리스도 자신감이 급격히 저하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결국 LG로서는 해리스에 대한 적절한 활용법을 새로 만들어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분명 해리스는 득점 능력을 갖춘 선수이긴 하다. 해리스와 다른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패턴 개발이 시급하다. 이대로라면 또 교체카드를 꺼내야 할 수도 있다. 과연 LG는 새로운 해리스 활용법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가급적 빨리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다른 팀을 따라잡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LG는 현재 단독 10위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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