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런 예상은 좀 안 맞았으면 했는데…"
가수 이승환은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이라는 노래에서 이렇게 절규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라고. 신기하게도 이런 경우는 일상에서 비일비재하다. 안 좋은 예상이 잘 들어맞는 순간, 스스로의 예측과 분석력이 정확했다고 자부하면서도 현실로 나타난 불행에는 마음이 쓰이곤 한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요즘 이런 마음일 듯 하다. 29일 고양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과 경기를 앞둔 유 감독은 문득 "요즘 다치는 선수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각 팀의 핵심 토종 선수들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안양 KGC 변준형이 지난 26일 창원 LG전 때 오른쪽 손목 골절상을 입었고, 창원 LG 김시래도 이날 경기 후 갈비뼈 골절상을 입었다. 두 선수가 충돌하며 벌어진 일이다.
삼성 김준일도 25일 잠실 SK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시점을 더 앞으로 돌려보면 부산 KT 허 훈, 원주 DB 허 웅, KGC 오세근, 전자랜드 이대헌 등이 이번 시즌 들어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하는 시련을 겪었다.
이런 사태를 바라보는 유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꼭 전자랜드 선수가 아니더라도 창창한 농구계 후배 선수들이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달갑지 않았던 것. 여기에 더해 유 감독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한 이유가 따로 있다. 바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 같은 '부상자 러시'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을 했기 때문.
유 감독은 "꼭 안 좋은 예상은 들어맞더라. 이번 시즌 들어 외국인 선수가 1명만 출전하게 되면서 토종 선수들의 공격 참여 비율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러면 앞 선에서 충돌도 많이 생기고, 체력적으로도 힘이 든다. 그래서 혹시나 부상자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소견을 내놓은 적이 있는데,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감독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다. 꼭 그래서 부상이 많이 나온다고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이제 더 이상 선수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부터 부상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