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CJ ENM이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X01'(이하 프듀X) 투표 조작 사태 후 약속한 음악산업 활성화 펀드를 253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CJ ENM 측은 지난 12월 30일 '프듀X' 투표조작 사건과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Mnet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사죄드린다.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정말 미안하다. 시청자분들과 팬들에게도 죄송하다.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잘못"이라고 사죄했다.
이와 함께 ▶연습생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활동 재개 ▶프로그램을 통해 발생한 수익 300억원 규모의 기금과 펀드 조성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펀드 조성 약속이 가장 먼저 실행되는 것. 기자회견 당시 이용수 경영지원실장은 "향후 예상되는 이익 등이 300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나온 금액이다. 해외진출 아티스트나 기획사, 작곡가나 언더그라운드 가수, 중소기획사 아이돌 지원 및 K-POP 행사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5~7년 동안 운영할 예정이다. 펀드 기금 운영은 외부 업체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운영 외부업체로 KC벤처스가 선정됐다.
주식회사 KC벤처스가 업무집행조합원으로 나서는 이 펀드의 이름은 'KC 비바체 투자조합'이다. 출자 비율은 유한 책임 조합원인 CJ ENM이 98.81%로 250억원을, KC벤처스가 1.19%로 3억원을 출자한다. 펀드 존속 기간은 7년이다.
CJ ENM은 이 펀드의 목적으로 '역량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이지만 인지도가 낮은 아티스트나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콘텐츠 창작자 제작사 등 다방면으로 투자 검토한다.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 및 K-POP의 지속 발전을 위해 산업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명시했다.
CJ ENM 관계자는 "펀드는 CJ ENM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며 "기금은 추가로 출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외에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활동을 재개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컴백 방안이나 시기가 정해지지 못했고 특히 엑스원의 경우는 그 사이 소속사들의 이견으로 해체가 결정돼 앞으로의 행보가 안갯 속이다. 연습생에 대한 피해보상은 한창 진행중인 재판이 끝난 다음 피해자와 수혜자가 특정돼 공개되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 ENM 측은 "(피해자와 수혜자가) 확인이 되면 적극적으로 금전적인 부분과 향후 활동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금전적 보상과 활동 보장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작사건이 연예계에, 특히 K-POP에 미친 악영향은 막대한 수준이다. 이들의 펀드 조성이 이런 악영향을 완전히 보상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앞으로 펀드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CJ ENM측이 제시한 약속을 얼마나 이행하는지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