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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결정된 승강의 룰, 키는 여전히 상주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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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론은 '2'였다.

24일 열린 프로축구연맹 제3차 이사회.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올 시즌 K리그 개막 시기와 방법이 조율된 이날, 이에 못지 않게 '승강 규정이 어떻게 확정될 것인지'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원래 K리그는 1부리그 최하위팀과 2부리그 우승팀이 자리를 맞바꾸고, K리그1 11위팀과 K리그2 플레이오프(PO) 승자가 홈 앤드 어웨이로 잔류와 승격을 두고 승강 PO를 치른다.

하지만 군팀 상주 상무 변수가 생겼다. 상주시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의 연고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 상주시는 상무를 보내는 대신 시민구단을 만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뛰는 상주는 성적과 관계없이 2부리그 강등이 유력했다. 계획대로 시민구단으로 변신에 성공할 경우에도, 경찰청과 작별 후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한 충남 아산의 전례에 따라 2부리그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K리그 규정에도 창단 구단은 K리그1이 아닌 K리그2에서 뛰게 돼 있다.

시즌 시작 전 강등팀 하나가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기존의 1+1팀 강등 기준 적용을 두고, K리그1과 K리그2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K리그1은 "원안이 '1+1'인만큼 상주가 내려가고, 최하위팀이 PO를 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K리그2는 상주의 강등은 '상수'라며, '2+1'을 주장했다. "상주와 함께 K리그1 최하위팀이 내려가고, 11위팀은 PO를 치러야한다"고 했다.

이사회에 앞서 열린 대표자 회의부터 팽팽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K리그2는 "K리그 규정 '제3조 클럽의 승격과 강등'에 따라 최하위팀의 강등과 승강 플레이오프 진행이 명문화되어 있는만큼, 이사회가 아닌 규정 해석으로 마무리하자"고 강조했다. K리그1은 "'1+1'이 원래 규정"이라며 맞섰다. 결국 연맹이 중재 카드로 내세웠던 '2' 안으로 결론이 났다. '상주+최하위팀'가 강등된다. K리그2는 우승팀이 자동 승격되고, PO 승자가 승강 PO 없이 승격 자격을 얻게 된다. 물론 상주가 최하위일 경우에는 기존에 하던대로 K리그1 11위팀과 K리그2 PO 승자가 승강 PO를 치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K리그1에 조금 더 유리한 구도로 결론이 났다"고 보고 있다. K리그1 팀들 입장에서는 최하위만 피하면 된다. 살떨리는 승강 PO도 치르지 않아도 된다. 반면 K리그2 팀들은 이렇다할 이득이 없다. 당초 원했던 1, 2위 자동 승격 카드가 무산되며 리그를 통한 이점은 누릴 수 없게 됐다. 유일한 이득은 승강 PO가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도 상주가 최하위로 떨어질 경우, 말짱 도루묵이 된다.

물론 상주가 최하위가 될 확률은 높지 않다. 상주는 올 겨울 문선민 권경원 오세훈 전세진 등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가세하며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중위권을 넘어 상위 스플릿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강등'이라는 결론을 갖고 시즌을 치르는 만큼 섣부른 예측은 어렵다. 결국 K리그1, K리그2 승강 싸움 운명의 키는 상주가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