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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타임머신] 투구폼에 정답은 없다, '나만의 투구폼'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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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서 시작하게 되는 게 야구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투수들에게 투구폼은 자신만의 생존법이다. 다른 투수에게서 볼 수 없는 나만의 투구폼을 선보였던 선수들의 모습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찾아봤다.

최창호는 KBO 역사상 손에 꼽을 만한 독특한 투구폼을 가졌던 선수다. 보통의 투수는 와인드업 자세에서 발을 올렸다가 앞으로 내딛으며 투구를 하지만 최창호는 발을 올렸다가 앞이 아닌 디딤발 쪽으로 내리며 잠시 주춤한 후, 갑자기 앞으로 내딛으며 투구를 한다. 통산성적은 77승 94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54을 기록했다. 박정현, 정명원과 함께 '태평양 삼총사'로 활약했다.

1990년대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팔색조' 조계현은 특유의 왼 다리를 높이 들어 올리는 다이내믹한 투구폼으로 유명했다. 고교시절 타자들과 승부를 피하지 않고 빠른 공으로 승부해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프로에 입단해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기교파 투수가 되었다.

'대성불패' 구대성의 투구폼을 따라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구대성의 가장 큰 장점은 던지기 전까지 공을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구대성의 왼손을 볼 수 없게 되어 있다. 구대성은 그런 특이한 폼으로도 원하는 곳에 원하는 구종으로 공을 던졌다.

'닥터K' 김수경의 투구폼, 발을 위로 올린 이후 무릎을 잔뜩 구부리는 대신 팔을 밑으로 쭉 뻗었다가 투구로 가져간다. 어떻게 보면 팔이 긴 고릴라를 연상 시킨다. 98년 현대에 입단해 첫 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신인왕을 차지했고 2000년 다승왕(18승)에 오르며 현대 전성시대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독특한 투구폼의 좌완 불펜으로 이름을 떨친 박정진, 구종노출을 숨기기 위해 왼손을 최대한 뒤로 숨겼다 공을 뿌리는 모습이다. 박정진은 1999년 한화가 드래프트 1차 신인으로 뽑은 '원클럽' 맨이다. 16시즌 동안 691경기 45승 35패 35세이브 9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전력투구와 함께 양발을 차올려 공중에 뜨는 동작은 손승락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다. 2005년 현대에 입단한 손승락은 역동적인 투구폼과 빠른 공을 앞세워 2010년부터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2017년에는 롯데 구단 사상 최다 세이브(37개)를 올리며 네 번째 구원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롸켓' 이동현은 오른팔을 테이크백 과정에서 아래로 살짝 떨어트린다. 부상으로 긴 재활의 시간을 보냈었던 이동현은 팔꿈치 통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자신만의 투구폼을 만들어냈다. 이동현은 한 팀에서 700경기에 등판한 최초이자 유일한 투수가 됐다.

오승환은 디딤발을 한 차례 땅에 찍고 던지는 독특한 폼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 오승환의 투구폼은 한국과 일본에서 이중키킹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문제는 없었다. '끝판대장' 오승환은 6월 9일 키움과의 홈 경기부터 마운드에 설 수 있다.

오른발을 높게 든 뒤 왼손을 위에서 아래로 힘차게 내리꽂는 투구 폼은 김광현의 트레이드 마크다. 공 하나를 던질 때도 전력을 다한다는 게 표정으로 드러난다. 자신만의 독특한 파워 피칭을 하기 때문에 카메라 앵글에 담겼을 때 그 어떤 투수 보다 멋진 피칭폼이 나온다.

공을 던지는 오른손이 거의 땅에 닿을 정도로 낮은 박종훈의 투구 폼, 현재 KBO 리그 투수 중 릴리스 포인트가 가장 낮다. 거의 땅에서 붙어와 위로 솟구치는 공의 궤적은 접한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