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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핫포커스]'ERA 8.65' 장민재의 뼈아픈 부진, 변화 앞둔 한화 선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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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연패를 끊고 2연승을 거둔 최원호 한화 감독 대행은 의욕이 가득했다. 한화의 선수 육성에 대한 장기 플랜을 강조하는 한편 역전패와 추격전에 대한 준비를 역설했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첫 회부터 5실점을 하면 이 같은 사전 준비는 완전히 어그러진다. 16일 LG 트윈스 전이 그랬다. 경기 막판 맹추격을 펼쳤지만, 첫 회의 점수 차이를 결국 뒤집지 못했다.

장민재는 이른바 계산이 서는 유형의 선발투수다. 압도적인 구위는 없지만,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매 경기 5~7이닝을 소화한다. 지난해 총 22번의 선발 등판에서 17번이나 5이닝 이상 던졌다. 그중에는 4월 2일 첫 선발 등판부터 6월 20일까지 14경기 연속 기록도 포함된다. 이 같은 안정감은 최원호 대행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직후 외국인 투수 두 명 외에 장민재를 고정 선발로 점찍은 이유다.

하지만 올시즌 장민재는 이 같은 자신의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KT 위즈전 이후 벌써 4경기 연속 초반 실점 끝에 5회 이전 강판됐다. 14⅓이닝 동안 무려 21점을 내줬다. 한 차례 2군에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뒤에도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시즌 1위를 질주 중인 NC 다이노스의 이동욱 감독은 팀의 장점으로 막강 타선을 꼽으며 "초반에 대량 득점을 하면, 상대팀은 필승조가 아닌 추격조를 올릴 수밖에 없다. 상대의 베스트가 아닌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 점수차를 유지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연패 기간 동안 한화의 모습이 '상대팀'에 오버랩된다. 선발 투수는 선취점을 포함해 초반 대량 실점 후 조기 강판되고, 그 점수차를 좁하는 무기력한 경기의 연속이었다. 매 경기 리그 1위팀과 싸운 셈이다. 마무리 정우람의 개점 휴업은 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 흐름이었다. 장민재는 첫 회부터 난조를 보인 끝에 정주현의 싹쓸이 3루타 포함 5점을 헌납, 결국 4⅔이닝 만에 9피안타 1볼넷 7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한화는 추격조로 윤대경과 신정락, 윤호솔을 잇따라 소모해야했다. 팀 타선이 경기 후반 힘을 내며 5점을 따라붙었지만, 결국 동점까진 이르지 못했다. 연패를 끊고 새 출발에 나선 첫 경기, 6연전의 시작인 화요일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최원호 대행은 선발 로테이션 변화를 예고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라며 6선발 체제를 포기할 뜻을 밝히는 한편, "우선 순위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되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퓨처스 선수들도 테스트할 것"이라며 1~2군에 걸친 선발 경쟁도 예고했다. 불펜 에이스 김범수의 선발 전환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1990년생인 장민재는 '중장기 육성 선수'가 아니다. 먼저 기회를 받았을 때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한다. 장민재의 올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8.65까지 치솟았다. 장민재를 대신할 만한 기존 선발투수 김이환은 오는 18일, 김민우는 21일부터 1군 복귀가 가능하다. 올시즌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각각 2.14, 2.5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오동욱과 최이경, 신인인 남지민과 한승주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이날 최원호 대행은 "한화는 상대적으로 리그에서 타격이 부족한 팀이다. 사정권에서 멀어지면 추격이 쉽지 않다"며 '간격 유지'도 강조했다. 시즌 초 국내 선발진의 호투 퍼레이드는 신기루처럼 멀어진지 오래다.

올시즌 리그에서 3연승을 기록하지 못한 팀은 한화 뿐이다. 한화는 팀별로 36~37경기를 치른 지금 아직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향후 한화 선발진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