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 운명을 가를 홈 6연전이다.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LG 트윈스가 이번 주 정규시즌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LG는 7일부터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와 홈 6연전을 벌인다. 두산은 올시즌에도 LG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고, NC는 시즌 개막부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최강팀이다.
LG는 지난 6월 18일 25승13패(승률 0.658)로 NC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15경기에서 4승11패로 급락세에 빠지며 29승24패(승률 0.547)로 4위로 떨어졌다. 그나마 지난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대3으로 이기며 4연패를 끊었길 망정이지, 8회초 김현수의 만루홈런이 아니었다면 5연패로 6위가 고착화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겨우 연패를 끊었을 뿐 LG는 여전히 전력이 불안정하다. 타선에서는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고, 마운드에서는 불펜이 걱정스럽다. 라모스는 허리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달 18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이날 삼성전까지 16경기에서 타율 2할3푼,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지난 3일 삼성 우규민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날리며 무려 22일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지금의 라모스는 부상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타자다. 6월 12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 그는 타율 3할7푼5리(4위), 홈런 13개(1위), 타점 31개(공동 3위), OPS 1.219(2위)로 최강 타자로 군림했다. LG의 역대 외국인 타자들 중 최고 수준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류중일 감독은 "여권을 빼앗으라고 하던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랬던 4번타자가 현재 슬럼프를 겪고 있다. LG의 공격력은 6월 중순 이후 라모스의 부진으로 침체 분위기다.
불펜 불안은 더욱 심각하다. LG는 한때 불펜 평균자책점 1위였다. 그러나 시즌 개막 직후 무릎 수술을 받은 고우석을 대신하던 이상규 정우영이 6월 초부터 난조를 보이더니 그 여파가 셋업맨 진용까지 미쳤다. 필승조로 불리는 진해수 송은범 김대현은 연일 난타를 당하고 있고, 정우영도 관리를 받아야 할 만큼 피로 누적이 큰 상황이다. LG 불펜진은 최근 한 달간 6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 기간 LG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6.75로 NC 다이노스(8.75) 다음으로 좋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달 25일 SK 와이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 이후 5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로 불안했지만,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LG에게는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LG는 두산을 상대로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내리 5경기를 졌다. 지난 6월 19~21일 3연전에 차우찬, 케이시 켈리, 이민호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윕당했다. 두산에 유난히 약한 이유로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꼽히지만, 사실 세밀한 플레이와 집중력에서 뒤진다.
LG는 올해 NC와 두 번 붙어 1승을 나눠가졌다. 지난 5월 8일과 10일 창원에서 만난 이후 두 달 만에 잠실에서 겨룬다. 현재 NC의 전력은 시즌 초와 비교해서는 안된다. 투타 전력이 막강하다. 특히 팀 홈런이 79개로 압도적인 1위다. 2위 키움 히어로즈(60개)보다 19개를 많이 쳤다. 정상 로테이션을 따르면 1~3선발인 드류 루친스키, 마이크 라이트, 구창모가 LG전에 등판한다.
LG는 이번 주말 고우석과 이형종의 복귀가 예정돼 있다. 천군만마를 얻는 LG가 이번 주 두산과 NC를 만나 5할 승부를 벌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