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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인터뷰]"블론 1위 김원중? 선수시절 날 생각하면…" '롯데 18년차' 임경완의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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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마무리는 김원중이다. 믿어주면 잘할 선수다."

'사직 아이돌' 김원중은 과거 선발투수였다. 2017~2019년 3년간 무려 61경기에 선발 출격, 20승을 거뒀다.

하지만 2019시즌 도중 불펜으로 옮겼고, 2020년에는 마무리로 변신했다. 59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4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94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김원중을 불펜으로 돌린 사람이 바로 임경완 코치다. 17일 만난 임 코치는 "적응 잘하는 선수라 걱정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김)원중이 컨디션이 워낙 좋지 않았다. 안 좋은 기억을 잊게 해주려고 불펜으로 돌렸다. 물론 선발로 잘하던 선수가 불펜으로 내려오면,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 선수 스스로 잘 받아들였고, 덕분에 지금 롯데 마무리 아닌가."

김원중에겐 불명예도 있다. 지난해 총 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 10개 구단 불펜 투수 중 이부문 1위였다. 2위는 김재윤(7개, KT 위즈) 3위는 주권(KT) 원종현(NC 다이노스) 최지광(삼성 라이온즈) 하재훈(SK 와이번스) 등이다.

5~6월에는 18경기 평균자책점 0.93의 '철벽'이었지만, 7월부터 흔들림이 시작됐다. 시즌 막판인 9~10월 성적은 2승3패 10세이브(3블론)로 나쁘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은 7.77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임 코치는 "블론은 제가 더 많이 해봤다"며 껄껄 웃었다. 임 코치는 선수생활 18시즌 내내 불펜 투수였다. 한때 '임 작가'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 따라붙던 시절도 있었다.

"주눅들지 말고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작년 말에 좋지 않았다고 올해 못던지란 법이 있나. (김)원중이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 마음먹기 달린 일이다. 잘할 거라고 믿는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첨단 생체역할 장비인 '피칭랩'을 도입, 선수단 관리에 적극 활용중이다. 임 코치는 "눈으로 보고 느끼던 걸 데이터로 직접 보여주는 장치다. 훈련 끝나고 숙소 들어가면 이용훈 코치와 나는 윤윤덕 퀄리티컨트롤 코치와 거의 붙어있다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

그는 롯데와 18년째 함께 하고 있다. 1988년 입단 이후 2011년까지 14년간 몸담았고, 타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2018년 롯데 육성군 코치로 돌아왔다. 육성군과 1군, 잔류군을 모두 경험했고, 그 사이 롯데 선수들을 이끌고 질롱 코리아도 다녀왔다. 올해는 다시 1군 불펜코치를 맡았다.

1군은 전쟁터다. 반면 2군은 지금 당장의 성적보다는 선수들이 성장하는 무대다. 임 코치는 "전에는 지도자는 '가르쳐야한다'고 생각했었다. 요즘은 선수들과 소통하는 게 지도자의 일인 것 같다.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이라며 웃었다.

"1군 선수들은 자유롭고 적극적이다. 내가 현역 때도 그랬듯이, '저 선배를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다' 그런 경쟁심이 있다. 훈련도 어느 정도 알아서 한다. 2군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코치가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또 메인 투수코치(이용훈)가 경기 중에 감독님을 보좌하는 역할이라면, 불펜 코치는 경기에 나갈 선수들을 준비시켜야한다. 아무래도 멘탈 관리가 핵심이다."

2019년 롯데는 팀 최다 볼넷 546개로 10개 구단 중 1위였다. 반면 지난해에는 99개나 줄어든 447개를 기록,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최소 볼넷 1위를 달성했다. 임 코치는 "공격적인 피칭이 중요하다. 투수 입장에선 볼넷이 제일 나쁜 결과다. 맞더라도 한 타자에 공 1개만 던지는 건 괜찮다. 안타나 홈런을 맞더라도 초구에 맞는 것과 2-3 풀카운트 가서 맞는 건 데미지가 다르다. 다음 경기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끼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