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괜히 '괴물'이 아니다.
맨시티에 둥지를 튼 '괴물' 엘링 홀란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뒤흔들고 있다. 그는 1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2022~2023시즌 EPL 5라운드에서 전반 38분 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27일 후반에만 3골을 쓸어담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이다. 홀란드는 EPL 개막 후 가장 빨리 2차례의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는 뎀바 바였는데, 그는 21경기 만에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5경기에서 9골을 폭발시킨 홀란드는 세르히오 아게로와 나이얼 퀸의 8골을 넘어 첫 5경기의 최다골 기록도 보유하게 됐다.
잘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홀란드의 괴물 같은 득점력에, 그를 막기 위해 라이벌팀 사령탑끼리 팁을 공유하는 믿기지 않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사실 홀란드의 가세 후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홀란드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보유했던 스트라이커와는 궤가 다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연계에 능한 스트라이커를 선호했다. 그의 축구에 전형적인 넘버9이 없었던 이유다. 점점 더 완성도를 높이는 과르디올라식 축구에 홀란드가 가세하며, 밸런스가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기우였다. 홀란드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홀란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데로 과르디올라식 축구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끊임없이 볼을 전개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낸다. 전문 공격수 없이 많은 골을 만들어 내는 비법이다. 마무리에 특화됐던 아게로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홀란드는 다르다. 주목할 수치는 그의 터치 횟수다. 홀란드는 데뷔전인 본머스전에서 단 8회의 터치를 기록했다. 그는 경기당 평균 21번 밖에 볼을 만지지 않는다. 노팅엄전 터치는 단 16회에 불과했다. 골키퍼 에데르송(37회)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는 올 시즌 105번의 터치로 9골을 만들어냈다. 득점 당 터치수는 11.6번이다. 맨시티 구단 역대 최다득점자 아게로의 득점 당 터치 횟수는 57.4회였다. 스카이스포츠는 다른 특급 골잡이 역시 60회 안팎이라고 전했다. 홀란드의 기록은 그래서 말도 안되는 숫자다.
물론 맨시티가 자신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꾼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맨시티는 유려한 패싱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페널티박스 안을 사수하는 홀란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드에게 경기 관여도를 높이는 대신, 공을 기다리게 하고 있다. 이 선택은 엄청난 효과를 낳고 있다. 상대는 홀란드를 의식해 수비 라인은 물론 미드필드 라인까지 내려서고, 맨시티 입장에서는 그만큼 빠르게 공을 운반하고, 정교하게 공격작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홀란드는 이 과정을 지켜본 후 마무리에 집중을 하면 된다. 설령 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수비를 유인해주는 움직임만으로 맨시티는 엄청난 이득을 보게 된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처럼 홀란드를 활용할 수 있는 이유, 그의 득점감각을 믿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드를 "박스 안 여우"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동료들을 만나게 된 홀란드의 올 시즌 페널티킥을 제외한 그의 기대득점(xG)는 3.11이다. 홀란드의 올 시즌 페널티킥 제외 득점은 8골, 기대득점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홀란드는 데뷔 이래 늘 자신의 기대득점을 뛰어넘는 득점을 기록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는 기대득점을 3배나 뛰어넘었다.
다 무서운 것은 아직 홀란드가 맨시티의 전술에 100% 녹아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드를 서포트해주는 퀄리티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했다. 최고의 동료와 최고의 전술, 그리고 최고의 결정력까지, 5경기만을 치렀지만 이미 골든부트의 주인공은 정해졌는지도 모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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