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흥국생명 배구단이 우여곡절 끝에 새 감독을 선임했다. 이탈리아 출신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감독이다.
흥국생명은 19일 전 터키항공 감독이었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아본단자 감독은 1970년생으로 흥국생명과 2024~2025시즌까지 계약을 했다. 구단은 "흥국생명배구단을 이끌 차기 감독으로 세계적인 명장 아본단자가 결정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18일 입국하여 계약을 마무리했으며, 비자 등 등록 관련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경기를 지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커리어가 화려하다. 아본단자 감독은 1996년부터 이탈리아 Big Power Ravenna 구단에서 배구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 불가리아, 캐나다,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으며,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터키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자네티 베르가모 등 세계적인 수준의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흥국생명 구단은 ""본단자 감독은 유럽 유수의 리그에서 활약한 최정상급 감독이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유럽식 훈련 시스템을 도입하여, 흥국생명 배구단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앞으로 선수, 코칭스태프와 화합하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본단자 감독은 "흥국생명배구단의 감독이 되어 영광이고, 한국 배구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핑크스파이더스의 강점과 한국분들이 배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저는 이 가족의 일원이 되어 행복하며, 제 인생의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대된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전임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약 50일만의 선임이다. 흥국생명은 내홍 끝에 지난 1월 2일 권순찬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부임했지만 1경기만 치른 후 사퇴했고,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공식 발표했다가 여론에 대한 부담으로 부임을 고사하면서 '공식 발표 후 철회'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김대경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꾸려오면서도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흥국생명은 풍부한 경력을 갖춘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우승에 대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