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703홈런'의 전설 앨버트 푸홀스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10년 몸담았던 제2의 팀 LA 에인절스의 애리조나 템피 캠프에 나타났다.
지난해 친정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며 700홈런을 달성한 그가 왜 느닷없이 에인절스 스프링트레이닝에 모습을 드러낸 걸까.
푸홀스는 올해부터 앞으로 10년 동안 에인절스의 '특별 자문역(special assistant)'을 맡아 일한다. 2011년 11월 에인절스와 10년 2억4000만달러에 FA 계약을 할 때 넣은 특별 조항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다. 은퇴 후 10년 동안 에인절스 구단서 무슨 일이든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푸홀스는 23일 현지 언론들과 공식 인터뷰를 갖고 "비즈니스의 일환이다.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 말이다. 내가 어떤 일이든 못할 이유가 있겠나"라며 "이곳에 다시 와 기쁘다. 2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난 개의치 않는다. 아무 유감은 없다. 모든 게 비즈니스 아니겠나"라고 소감을 나타냈다.
2년 전 일이란 구단과 빚은 마찰이다. 2021년 당시 푸홀스는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시즌을 맞았다. 나이도 들었고, 1루수에는 신예 자렛 월시가 성장하고 있었다. 지명타자는 오타니 쇼헤이의 몫이었다. 그는 그 해 5월 방출을 요청했고, 곧바로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푸홀스는 이번 스프링트레이닝 기간에는 특별 자문역으로 일하고, 시즌이 시작되면 고향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돌아가 에인절스 구단 소속 유망주들을 가르치는 일을 돕는다고 한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이 요청하면 뭐든 하겠다는 입장이다.
푸홀스는 "페리와 구단이 필요로 하면 도울 준비가 돼 있다.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다만 프런트 업무는 내 일이 아니다. 어떤 방식이든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푸홀스의 컴백을 누구보다 반긴 선수는 마이크 트라웃이다. 이젠 선수가 아닌 구단 직원으로 만나게 됐지만, 유망주 지도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라웃은 "그는 통찰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어떤 질문이든 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그는 많은 상황을 접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모든 걸 겪었다. 고민이 생기면 그에게 털어놓고 싶다. 베테랑들과 함께 한다는 건 매우 행운이다. 그런 측면에서도 최고인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푸홀스는 지난해 은퇴 후 여가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NFL 슈퍼볼과 NBA 올스타전을 관전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 푸홀스는 "아직 특정 구단의 코치가 될 준비가 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 지금은 이곳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필 네빈 감독에 따르면 에인절스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일일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올시즌 구단을 찾을 예정이다. 트로이 글로스, 토리 헌터, 애덤 케네디, 존 래키, 대린 어스태드, 척 핀리 등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