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의 우완투수 다이라 가이마(25)는 선발투수로 기회를 잡기 위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을 포기했다. WBC 일본대표로 나갔더라면, 우승의 주역이 될 수도 있었다. WBC로 뜨거웠던 지난 한달, 다이라는 시범경기에 나가 던졌다.
최고 시속 160km 위력적인 빠른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특급 릴리프. 지난 해까지는 그랬다. 지난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57⅔이닝을 던졌다. 1승3패9세이브34홀드, 평균자책점 1.56. 퍼시픽리그 홀드 1위에 올랐다.
2019년 1군 경기에 데뷔한 다이라는 불펜 전문투수였다. 지난 4년간 구원투수로만 203경기에 출전했다. 2021년엔 62경기에 중간과 마무리로 나서 20세이브21홀드(3승4패·평균자책점 0.90)를 올렸다.
구원투수로 최고가 됐지만, 다이라의 꿈은 선발투수였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재계약을 하면서 구단에 선발전환을 조건으로 내걸어 관철시켰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대표팀 감독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를 응원하며, 대표팀 명단에 넣지 않았다.
26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시범경기. 다이라는 개막전 선발 다카하시 고나(26)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번 주 시즌 개막에 앞서 마지막으로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3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수 48개. 12명의 타자를 상대해 삼진 5개를 잡았다.
그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느낌이 좋았다. 특별히 나쁜 점이 없었다. 정규시즌에도 계속 이렇게 던지고 싶다"고 했다.
직구가 최고 시속 153km 나왔는데, 구속을 좀 더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마쓰이 가즈오 감독은 "이 정도로 던져준다면 선발투수로서 나무랄데가 없다"고 칭찬했다.
야구인생의 전환점에 섰다. 선발투수 전환 과정이 순조롭다. 시범경기 등 대외경기 5게임에 나가 20이닝을 던졌다.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4차례 시범경기에선 17이닝 동안 탈삼진 16개를 기록했다. 다이라는 지난 12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4월 2일 세이부돔에서 열리는 오릭스 버팔로즈전. 개막 세 번째 경기가 다이라의 선발 데뷔전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