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하고 부모님을 찾아 뵌 자리에서 결국 결혼을 접기로 마음 먹은 한 남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가난한 집 딸이랑 결혼하지 마라"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내용은 여자친구의 집안이 가난하고, 여자친구의 가족의 행동에 실망했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집도 부유한 편이 아니며, 평범하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여자친구 가족은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언덕에 있는 쓰러지기 직전의 빌라 반지하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자친구 부모님은 경제력이 전혀 없으며, 여자친구도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9급 공무원이 된 데에다 가정에 지원까지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여자친구가 너무 좋아 꼭 결혼을 하고 싶었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고 전했다. 문제는 A씨를 접대하는 여자친구 가족의 태도였다. A씨의 말에 따르면, 인사하러 가니 김치찌개에 먹던 반찬을 통째로 꺼내놓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반찬에 밥풀까지 묻어 있었다.
A씨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식욕도 사라지고, 물도 못 마시겠더라. 대단한 대접 받자고 간 게 아닌데 그 모습들이 실망스럽다."며 "그래도 결혼 하고 싶고, 처음 뵙는 자리라 소고기에 블루라벨까지 사간 내가 바보 같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A씨는 여자친구 가족의 언행에도 깊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동생은 형부라며 내 재산부터 우리 아버지 재산까지 조사했다. 심지어 카카오톡 계정을 알아내서 용돈 달라고도 했다."며 "엄마는 우리 누나 사무실에 백수 동생 취업시켜달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여자친구를 놓치고 싶지 않아 가족과 의절하고 본인과 살자고 했으나, 여자친구는 자기도 싫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다.
해당 사실을 본인의 어머니에게 밝힌 A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바로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A씨의 어머니에게 전화까지 한 것이었다. A씨의 어머니는 "애들 결혼하면 봐 둔 집이 있다. 꼭 거기를 신혼집으로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는데, 해당 집은 12억이나 하는 곳이었다. 그러면서 A씨는 "저 이야기를 듣는데 소름이 돋았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위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자, 남자 모두 해당되는 만고의 진리다. 남의 집 기둥 빼오는 거 아니다.", "가난한 게 문제가 아니다. 저건 예의도 염치도 없는 것이다.", "기생충 가족이 정말 있는 것 같다."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