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상대 선수들은 들리지 않을걸요?"
지난 16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맞대결. 3연전 중 앞선 두 경기를 모두 LG가 잡은 가운데 16일 8회 2사 2루에서 이유찬이 정우영의 4구 째 투구에 왼쪽 팔꿈치를 맞는 일이 발생했다.
이유찬이 공에 맞는 순간. 3루 더그아웃에 있던 이승엽 두산 감독은 '마' 라고 소리를 쳤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방송 중계에 나왔다.
일부에서는 정우영에게 소리를 친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이 감독은 "이곳에서 소리를 쳐봤자 상대 선수는 들리지 않는다"라며 "당시 팀이 1점 차로 역전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선수들에게 '아직 마음 놓을 ??가 아니다'라는 뜻으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계산'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8회에만 6점을 뽑아내면서 10대5로 승리를 잡았다. 1승2패. 첫 '잠실라이벌'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이 감독의 '간접 메시지'는 또 한 번 적중했다.
0-0으로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졌던 가운데 두산은 9회초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9회말 마무리투수 홍건희가 등판했다. 선두타자 정은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노시환과 채은성을 중견수 조수행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아웃카운트 두 개를 채웠다.
브라이언 오그레디 타석을 앞두고 이 감독은 마운드로 올라가 홍건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한 건 이번 이 처음.
이 감독은 "오그레디 선수의 홈런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투수에게는 이야기 안 했지만, 1점은 줘도 된다고 생각했다. '네 뒤에는 이제 없으니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이어 "2아웃을 잡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긴장이 풀리면 안 되니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가벼운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생각대로 경기가 풀렸다. 홍건희는 오그레디를 삼진 처리하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마운드 방문 효과를 톡톡히 본 이 감독은 '앞으로 자주 올라가는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에 "우리 팀에는 유능한 투수 코치님이 계신다"고 웃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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