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첫 해외 도전인데…."
포항 스틸러스의 '복덩이' 오베르단(28·브라질)이 유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베르단은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첫 발을 뗐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기대보다 '물음표'가 컸다. 그는 주로 브라질 주리그에서 활약했다. 포항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브라질 3부 리그 피게이렌시에서 뛰었다. 화려한 경력은 아니다.
뚜껑이 열렸다. 그는 적극적인 움직임, 터프한 수비, 희생적인 플레이로 포항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 9경기에서 무패(5승4무)를 달리며 2위에 랭크돼 있다. 김 감독이 "오베르단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잠깐 이쪽 보고 있으면 저쪽에 가 있다. 팀에서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는 선수인 것 같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다.
오베르단은 "첫 해외 도전이다. 이정도로 좋은 관계를 이룰 줄 생각하지 못했다. 팀이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더 많이 돕겠다. 감독님께서는 운동장에서의 포지션, 전술적인 것 등에 대해 말씀을 주신다. 브라질에서 한 것과 다른 점이 있다.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것을 듣고 많이 시도해보고 성장하려고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적응을 돕는 것은 브라질 동료들이다. '팀 동료' 제카를 비롯해 페신, 라마스(이상 부산 아이파크) 등 K리그에서 뛰는 브라질 선수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선수들과는 온라인에서 종종 게임 대결을 하기도 한다.
오베르단은 "브라질 선수들과의 게임 대결은 아이들 다 재우고 나서 시간 남을 때 조금 더 즐겨야 할 것 같다. 아내와 아들 둘이 한국에 같이 왔다. 아이들의 적응을 걱정했는데 음식과 생활 모두 문제 없이 적응하고 있다. 아내도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큰 아들 7세, 작은 아들 2세다. 정말 힘들다. 육아와 축구 둘 다 힘들다. 그래도 집 가서 애기들 보면 생각 잊고, 힘들지만 좋은 힘듦"이라며 웃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유쾌한 오베르단은 포항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포항 팬들 사이에서는 '영일만 오 씨'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오베르단은 "(포항 사람이 먹어야 한다면) 과메기는 당연히 한 번 시도해보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포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