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총투구수 8개 중 볼 7개 스트라이크는 단 1개' 최고 구속 152km 강속구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지 않으면 결국 무용지물이었다.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린 7일 서울 잠실구장. 전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를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날 한화 선발 문동주는 최고 구속 160.1km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적재적소에 던지며 6이닝 동안 7피안타 1실점(비자책). 지난 4월 6일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였던 삼성전 이후 두 번째 무 4사구 경기를 했다.
3대1 2점 차 리드를 지키기 최원호 감독은 선발 문동주에 이어 7회 김서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김서현은 박승민, 이동걸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하며 어깨를 예열했다.
김서현의 피칭이 한쪽으로 쏠리자, 박승민 코치는 팔이 넘어갈 때 밸런스가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나지 않냐며 물었고, 김서현도 고개를 끄덕인 뒤 밸런스를 신경 쓰며 피칭을 이어갔다.
박승민 코치 원포인트 코칭 이후 다시 안정감을 되찾은 김서현. 불펜 포수는 분명히 포구면으로 정확히 잡았는데도 김서현의 위력적인 볼 끝에 연신 미트를 벗고 손을 흔들며 통증을 호소했다. 김서현의 볼은 구속으로 찍히는 수치보다 위력적이었다.
불펜에서 예열을 마친 김서현은 볼을 받아준 불펜 포수를 향해 다가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선배 문동주의 선발승을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 첫 타자는 두산 로하스와 승부부터 삐걱거렸다. 초구부터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더니 2구째 직구도 볼. 3구째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자, 로하스는 배트를 돌렸다.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 이후 박계범에게 던진 초구 135km 슬라이더가 몸에 맞고 말았다. 직전 등판 4사구 4개를 기록했을 때 안 좋았던 모습이 또 나왔다.
김서현 피칭을 지켜보던 정민철 해설위원은 "생각이 많아 보인다. 데뷔 시즌에는 심플하게 던져야 한다. 던질 때마다 미세하게 팔 각도가 다르다."고 평했다.
1사 1루 이유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허용.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투수 김서현을 찾은 박승민 코치 손에는 공이 쥐어져있었다.. 누구보다 잘 던지고 싶었을 김서현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고개를 떨궜다. 0.1이닝 4사구 2개 2실점.
김서현의 책임 주자였던 박계범과 이유찬이 양의지의 적시타 때 모두 홈을 밟으며 한화는 7회 김서현, 김범수 카드를 쓰고도 선발 문동주의 승을 지켜주지 못했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도 결국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던지지 못하면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걸 김서현도 이날 등판을 통해 알았을 것이다.
5월 9경기 9이닝 4사구 7개였던 김서현. 6월 들어 4경기 2.2이닝 4사구 9개로 급격히 볼넷 허용률이 올라간 김서현. 영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슈퍼루키가 성장통을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성장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