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캡틴' 손흥민(31)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하지만 페루전 출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다시 모였다. 클린스만호는 16일 오후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페루와, 20일 오후 8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6월 두 차례 친선 A매치를 치른다. 중국에서 구금 중인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제외한 24명의 선수를 소집,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14일 부산 입성 3일차 훈련을 진행했다.
눈길은 손흥민에 쏠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3일 "손흥민이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았다. 2주 정도 돼 회복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9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4대1 토트넘 승) 후 현지에서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탈장은 내장을 지지하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지거나 구멍이 생기면 압력에 의해 내장이 복벽 밖으로 밀려 나오는 증세다. 특히 서혜부의 얇은 근육이나 인대가 뒤틀리거나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찢어질 때 주로 발생한다. 손흥민은 수술 후 지난 달 30일 귀국했다.
다른 해외파와 함께 파주NFC로 출퇴근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린 손흥민은 부산 입성 첫 날인 12일, 훈련 대신 스트레칭에 집중했다. 다행히 회복 속도는 빠른 듯 하다. 손흥민은 13일부터 본 훈련에 합류했다. 하지만 마지막 전술 훈련 세션에는 함께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다른 듯 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5일 기자회견에 클린스만 감독이 김승규를 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통상적으로 경기 전 기자회견에 캡틴 자격으로 나서곤 했다. 이번 소집에서 공식 인터뷰를 하지 않은 손흥민 대신, 김승규가 나선다는건 손흥민의 출전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페루전 선발 출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경우 플랜B 가동이 불가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을 중앙에 둔 '센트럴 손'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미드필더 보다 공격수에 가깝게 활용하며, '골잡이' 손흥민의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손흥민은 적극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3월 A매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원톱과 측면, 중앙 미드필더의 움직임 역시 손흥민의 움직임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공격 앞으로'를 외치는 클린스만식 축구, 그 중 공격의 핵 '센트럴 손' 카드를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골든보이' 이강인(마요르카)이 가운데에 설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루과이전에서 이강인을 오른쪽 날개로 기용했는데, 이강인의 주포지션은 역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오히려 이강인 중심의 대표팀을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최전방 자원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발끝은 뜨겁다. 기존 황의조(FC서울) 조규성(전북 현대)이 대표팀 합류 전 골맛을 봤고, 오현규(셀틱)도 스코틀랜드 무대에 연착륙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조규성은 "골로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부산=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